해경 초계기 챌린저호… 새해 첫 서해순찰 동행르포
24일 오전 10시 김포공항 활주로. 해양경찰청의 초계기(哨戒機)인 챌린저호가 하늘로 솟구쳤다. 올 들어 처음으로 서해→남해→동해를 한꺼번에 둘러보는 광역순찰에 나선 것.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인 강두성 기장(53·경정)이 고도 5000피트(약 1.5km) 상공에서 서해로 기수를 돌렸다. 서해에는 짙은 안개가 끼어 중국 어선을 눈으로 식별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서해를 지나는 모든 선박의 종류와 항로가 포착되는 전탐실 레이더를 통해 배타적경제수역(EEZ) 주변에 중국 어선 1120여 척이 선단을 이뤄 조업에 나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경은 이날 서해에 경비함 60여 척을 투입했다.
EEZ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며 고도 500피트(약 150m)로 저공비행을 하자 전북 군산과 전남 목포 앞바다에서 중국 어선이 100∼300척 모여 조업하는 장면이 보였다. 강 기장은 “낮에 한국 EEZ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 상당수는 허가를 받은 어선”이라며 “문제는 어둠이 내리면 EEZ를 넘는 어선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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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흑산도 219해구에 중국 어선 침범. 무허가 조업 여부 확인 바람.”
“즉시 출동하겠음.”
박 경사는 “요즘 상당수 중국 어선은 고성능 레이더를 설치해 경비함이 접근하면 최대 속력으로 공해상으로 달아난다”며 “정부가 지난해 불법어선에 물리는 담보금을 최고 2억 원으로 인상하자 저항이 더욱 격렬해졌다”고 말했다.
그나마 하늘과 바다의 긴밀한 공조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올 들어 해경은 서해에서 중국 어선 38척을 나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척에 비해 18척이나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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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쪽으로 50여 분간 날아가자 창밖으로 독도의 모습이 드러났다. 독도경비대의 초소가 손에 잡힐 것만 같았다. 강 기장은 “매번 올 때마다 검푸른 바다 위에 당당히 서 있는 독도의 모습에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해해경 3007함과 교신하며 일본 순시선과 어선들의 동태를 감시한 챌린저호는 6시간 동안 2000여 km에 걸친 비행을 마치고 오후 4시경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