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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올해 경제도 비포장도로”

입력 | 2013-01-25 03:00:00

2012년 성장률 2%로 추락
환율 하락세 큰 부담… 성장률 2.8%로 전망




“지난해 경제 환경이 ‘안개 속 비포장도로’라면 올해는 안개만 걷힌 정도다. 잘하면 돌부리나 웅덩이를 비켜갈 수 있는 수준이다.”

24일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경제전망을 이런 비유로 설명했다. 2% 성장률에 간신히 턱걸이한 지난해보다 나아지겠지만 미약한 경기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불안요소가 아직 산재해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은 2012년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3.0%에는 못 미쳐도 최소 2.4%는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 성장률은 이보다 낮은 2.0%에 그쳤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1.8% 감소해 2009년(―9.8%)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건설 투자도 부동산 경기 침체와 4대강 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이 마무리된 영향으로 지난해 1.5% 감소했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글로벌 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총선, 대선을 거치며 정치권이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는 정책을 쏟아내 지난해 하반기 투자가 예상보다 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내수의 동반 부진 장기화로 저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전년대비 3.7%였지만 2011년(9.5%)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민간소비 증가율 역시 1.8%로 전년도(2.3%)에 비해 낮았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8%로 전망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새 정부 출범 효과로 기업 투자가 되살아나면서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추정한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경제 회복세도 예상을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가파른 원-달러 환율 하락세(원화가치는 상승)가 큰 부담이다. 한국의 수출기업들은 정보기술(IT), 자동차 분야에서 일본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하고 있어 원-엔 환율이 1% 떨어질 때마다 한국의 총수출이 1%가량 줄어든다는 분석도 있다.

세계경제 회복세도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3일(현지 시간) 내놓은 ‘세계경제전망(WEO)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은 3.5%로 예상했다. 한국 대만 등을 포함한 아시아 신흥국의 평균 성장률은 3.2%로 0.4%포인트 낮췄다.

문병기 기자·뉴욕=박현진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