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LB 큰 별들이 지다
전쟁의 상흔이 아직 남아있던 1958년 10월 21일 서울운동장.
한국을 방문한 메이저리그(ML) 최고 타자 스탠 뮤지얼(사진)이 타석에 섰다. 한국 에이스 김양중은 1B-2S에서 세계적인 선수에게 망설임 없이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그러나 미국인 심판은 대 스타의 명성을 지나치게 의식했는지 볼을 선언했다. 포수 미트의 위치를 확인한 뮤지얼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다음 공이 한 참 빠진 코스로 들어왔지만 망설임 없이 헛스윙하고 덕아웃으로 뛰어갔다.
뮤지얼은 1941년 ML에 데뷔해 1963년 유니폼을 벗기까지 세인트루이스에서만 23년을 뛰었다. 통산 타율 0.331, 3630안타, 홈런 475개, 1951타점의 위대한 기록을 남겼다. 통산안타는 여전히 역대 4위, 타점은 6위를 지키고 있다.
내서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3번 뽑혔고 7번 타격왕을 차지했다. 1만2717타석에서 단 696개의 삼진만을 허용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화처럼 미국인 모두가 사랑했던 그라운드의 따뜻한 신사는 전설을 남기고 세상과 작별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