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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선택형 수능 도입땐 대혼란… 유보해야”

입력 | 2013-01-11 03:00:00

9개大 입학처장들 성명… 진학교사들도 “변경 건의”
올해 고3부터 쉬운 A형 - 어려운 B형 중 택일 “시험 신뢰도 떨어져… 학생 상대로 실험 안돼”




고려대 연세대를 비롯한 서울 주요 대학의 입학처장들이 올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선택형으로 바꾸는 정부 정책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일선 고교의 진학지도 교사들도 선택형 수능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달라는 뜻을 새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고교 3학년이 치르는 2014학년도부터 수능 문제를 쉬운 수준의 A형, 지금과 비슷한 B형으로 나눠 수험생이 고르는 식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입학처장들은 10일 ‘선택형 수능시험에 대한 서울지역 9개 대학 입학처장 의견’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새 방식의 수능을 유보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에는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가 참여했다.

이들은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2014학년도에 실시하려는 선택형 수능은 수험생, 교사, 대학 당국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학생이 교육 실험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되새기면서 선택형 수능 실시를 유보하고 향후 수험생, 교사, 학부모, 대학의 의견을 수렴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욱연 서강대 입학처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건의하는 방법도 논의했지만 정치적으로 보일까 봐 사회적 공론화를 촉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선 고교 진학지도 교사의 모임인 전국진학지도교사협의회도 선택형 수능을 철회하거나 시간을 두고 재검토해 달라는 의견을 모아 인수위 또는 차기 정부에 전달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중이다. 이성권 협의회장은 “선택형 수능이 시험의 신뢰도와 타당도를 모두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면서 “2013학년도 수능으로 돌아가는 것이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아 중지를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선택형 수능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동아일보가 최근 전국 대학 입학처장 12명과 고교 진학담당교사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및 인터뷰에서도 확인됐다. 선택형 수능의 취지가 현장에 잘 반영된다는 입학처장은 한 명도 없었고, 진학담당교사도 20%에 그쳤다. 또 올해 당장 선택형 수능을 철회하거나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응답한 입학처장은 67%, 진학교사는 80%였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011년 1월 선택형 수능이 예고된 이후 모두 이를 믿고 준비했는데 갑자기 변경하면 혼란이 예상된다”며 입학처장들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희균·김도형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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