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필레이션 푸드 인기
한 개 값으로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컴필레이션 푸드’가 인기다. 케이크 하나에 9가지 맛을 담은 배스킨라빈스의 ‘큐브 케이크’ 시리즈(위)와 오렌지 주스와 포도 주스를 한 병에 담은 서울우유 ‘아침에 주스-듀엣’. 각 업체 제공
아들과 체스를 두던 현정섭 배스킨라빈스 이노베이션과장. 우연히 정사각형의 체스판 모양으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원통형의 케이크에는 여러 가지 맛을 담기 힘들기 때문이다. ‘피스타치오 아몬드’, ‘체리쥬빌레’ 등 각기 다른 맛의 아이스크림 9개를 네모반듯하게 잘라 붙였다.
○ 한 가지 맛은 재미없어
여러 가수의 히트곡을 모아놓은 ‘컴필레이션 앨범’이 인기가 있듯 최근 식품업계에 여러 가지 맛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컴필레이션 푸드’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묶음 상품’처럼 단순히 두 제품을 물리적으로 모아놓는 수준을 넘어 하나의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가격도 싸다.
치즈 맛부터 초콜릿, 딸기요거트, 고구마 등 6개 조각 케이크를 묶은 파리바게트의 ‘마이 넘버원 2’ 케이크는 최근 공개 한 달 만에 10만 개 넘게 팔렸다. 오렌지 주스와 포도 주스를 ‘중간 막(파티션)’으로 구분해 한 병에 채운 서울우유 ‘아침에 주스-듀엣’이나 자장면과 짬뽕을 함께 먹을 수 있는 편의점 CU의 ‘짬짜면’도 인기다. 김주한 이마트 바이어는 “컴필레이션 푸드 제품 매출이 최근 전달 대비 20%씩 오르고 있다”며 “더 다양한 상품을 매장에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 불황 및 핵가족화가 ‘먹는 방식’을 바꾸다
외식업계에서도 컴필레이션 푸드 제품이 인기다. 패밀리 레스토랑 ‘블랙스미스’가 최근 내놓은 메뉴 ‘고르곤졸라 스테이크 파스타’는 고르곤졸라 치즈에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섞은 음식이다. 메뉴 하나 값(2만7500원)으로 두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신제품 메뉴 중 최고 인기 상품이다. ‘베니건스’는 ‘프론테라 샤르도네’, ‘35 사우스 레세르바 메를로’, ‘베린저 클래식’, ‘컬럼비아 크레스트 투 바인스 리슬링’ 등 인기 와인 4종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와인 샘플러’ 메뉴를 내놨다.
김범석·장관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