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난구조 뱀로봇’ 연구하는 신호철 원자력硏 연구원
고개 번쩍 든 뱀 로봇 신호철 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의 연구실에 있는 뱀 로봇이 실제 뱀처럼 고개를 번쩍 치켜든 모습. 이 로봇은 S자 곡선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가거나 옆으로 구르기도 했다. 신 책임연구원은 실제 재난구조 현장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뱀 로봇의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대전=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신 책임연구원은 이 뱀 로봇이 머리에 달린 카메라로 보낸 영상을 컴퓨터로 확인하고 있었다. 놀랍다는 표정을 짓자 그는 “컴퓨터와 유선으로 연결해 동작을 조작하는 수준”이라며 “실제 재난구조 현장에 투입하려면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어야 하고 ‘지능’도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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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불길 속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면서, 또 곧 무너질 것 같은 현장에 들어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피해자 가족을 보면서 뱀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해왔습니다.”
신 책임연구원의 과제는 뱀 로봇의 동작을 더 정교하고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다. 일본이나 미국에서처럼 나무를 오르는 뱀 로봇을 당장 만들 순 없지만 자유자재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뱀 로봇을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 중 하나다. 도마뱀 로봇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다리’가 붙어 있는 도마뱀 로봇은 뱀 로봇보다 설계가 복잡하지만 이동하기가 쉬워 재난구조에 훨씬 유용하다.
뱀 로봇 연구를 시작한 뒤로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퇴근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는 신 책임연구원은 재난 현장 탐색기능을 갖춘 로봇을 넘어 인명을 구조하는 재난대응 로봇을 만들겠다는 포부도 있다.
그는 “재난구조 현장에 도움이 되는 로봇을 만들고 뱀 로봇 강국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과거에도 지금도 변함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면서 “올해가 우리나라에 뱀처럼 지혜롭고 풍요로운 한 해가 되길 기원한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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