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대표팀 선수들 그해 시즌 부진
오승환 방어율 4.83·장원삼 5.54 추락
김시진 감독 “대회 피로감 심리적 영향”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수구성을 놓고 수면 아래서 각 팀들은 기싸움을 하고 있다. 그 배경은 대표팀에 뽑힌 팀의 주축 선수가 WBC에서 뛰고 난 뒤 2013시즌 어떤 영향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있다. 2009시즌 중 크게 말이 오갔던 투수들의 ‘WBC 후유증’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과연 WBC 후유증은 있을까.
2009년 WBC에서 한국은 준우승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다. 프로야구가 2012시즌 70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연 배경에는 연이은 국제대회의 선전이 있었고, 유일하게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두 그라운드에 서는 WBC가 그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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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당시 야쿠르트 소속이던 임창용은 오히려 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세이브 숫자는 33세이브에서 28세이브로 줄었지만, 방어율은 3.00에서 2.05로 낮아지며 일본에서도 특급 소방수 반열에 올랐다.
2009년 WBC에서 장원삼을 곁에서 지켜봤던 김시진 현 롯데 감독은 “투수가 한 달 일찍 실전경기에서 공을 던지는 것은 분명 다른 해와 준비과정부터 다르다. 그러나 더 큰 영향은 심리적 측면에 있는 것 같았다. WBC 결승전까지 치르면서 벌써 한 시즌을 끝낸 것 같은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소속팀에서 준비하던 과정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시 대표팀 내부에선 ‘일부 팀 투수들은 정상적인 캠프보다 더 느린 페이스로 훈련하다 대표팀에 왔다’는 비판이 나왔다. 소속팀에서 느슨하게 훈련하다 대표팀에 합류해 강도 높은 실전을 치르다보니 후유증을 겪었다는 얘기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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