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권오준이 삼성 마운드의 리더가 됐다. 정현욱의 LG 이적으로 삼성 투수진의 맏형이 된 권오준은 “정현욱 형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두 차례나 수술했던 팔꿈치 인대가 다시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반드시 재활에 성공해 삼성 마운드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스포츠동아DB
광고 로드중
삼성 최고참 투수 권오준의 각오
“32세에 벌써…마운드 리더 책임 막중
맏형 노릇하려면 내년 1군서 활약해야”
팔꿈치 인대 손상 판정에 재활 구슬땀
“이제 제가 (정)현욱이 형 역할을 해야죠.”
광고 로드중
1999년 선린정보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권오준은 올해로 14년간 삼성 유니폼을 입었지만, 32세의 나이에 벌써 팀 내 최고참 투수가 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부담감도 커졌다. “세월이 빠른 건가요? 아직까지는 실감이 잘 나지 않아요. 현욱이 형이 리더로서 워낙 잘 하셔서 솔직히 부담이 됩니다. 그렇지만 저도 현욱이 형처럼 잘 해야 하고, 잘 하고 싶어요.”
권오준 역시 이미 리더로서 자질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성실한 훈련자세와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는 정현욱에 못지않다. 후배들도 이런 권오준을 많이 따른다. 삼성도 내년부터 투수 최고참으로서 리더 역할을 기대하며 권오준의 연봉을 올해(1억5000만원)보다 3000만원 인상해줬다.
권오준은 사실 현재 자신의 몸부터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그는 10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훈련하면서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이미 2차례나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던 그다. 입단 직후인 1999년 스프링캠프에서 수술한 뒤 2008년 같은 부위의 재수술을 했다.
권오준은 절망을 딛고 힘든 재활을 거쳐 올 시즌 구위를 많이 회복했다. 46경기에 등판해 1승3패10홀드, 방어율 2.85의 성적을 올렸다. 점점 필승방정식으로서 자리를 잡아나간 것이 고무적이었다. 그러던 차에 팔꿈치 통증이 찾아왔으니 덜컥 겁이 났다.
광고 로드중
권오준은 그동안 휴식을 취했지만, 이번 주부터 경북 경산 볼파크에 나가 프로그램에 따라 재활훈련을 시작했다. 다음주에는 따뜻한 괌에 먼저 들어가 자율훈련을 하면서 전지훈련에 대비할 계획이다. 그는 “내가 현욱이 형 역할을 하려면 아프지 않고 내년 시즌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해야 한다”며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랫동안 최고참 투수로 남고 싶다”고 웃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