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물로 본 대선레이스 결산
○ 정몽준 두 번째 고배
4·11총선 후 열흘 남짓 되던 4월 22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박근혜 대세론’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어 정몽준 의원,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이재오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김태호 의원 등이 잇달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 후보가 7월 10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경선은 ‘박 대 비박(비박근혜)’ 구도로 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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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대선에 출마했던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11월 24일 박 후보를 지지하며 새누리당에 입당했다. 이인제 전 선진통일당 대표 역시 선진당과 새누리당의 합당으로 15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 모바일투표에 눈물 삼킨 손학규
민주당은 4·11총선 패배 책임론으로 한명숙 대표 체제가 무너졌다. 6·9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후보와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지지를 업은 이해찬 의원이 대표가 됐다.
국민참여경선으로 치러진 당 대선후보 경선은 모바일투표 부정 의혹, 선거법 위반 논란, 이해찬-문재인 담합과 친노 패권주의 등 잇따른 공정성 시비로 얼룩졌다. 문 후보는 ‘지역순회 경선 13연승’을 내달리며 9월 16일 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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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돌풍과 백의종군
‘18대 대선은 안철수로 시작해 안철수로 끝났다’고 할 만큼 안 전 후보는 태풍의 눈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에게 ‘깜짝 양보’를 하면서 일약 ‘박근혜 대항마’로 떠올랐다. ‘강연 정치’와 ‘책 정치’ 등으로 일관하며 현실정치와 훈수정치의 경계선을 맴돌던 그는 9월 19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대선에 본격 뛰어들었다.
안 전 후보는 “새 정치를 정권교체보다 상위에 두겠다”고 밝혔지만, 야권의 거센 단일화 압박에 11월 초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됐다. 11월 6일 첫 회동을 가진 문-안 후보는 후보 등록일 전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단일화 룰을 둘러싼 갈등으로 단일화 자체가 무산될 위기를 겪었다.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11월 23일 안 전 후보는 전격적으로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사퇴했다.
○ 27억 원 ‘먹튀 이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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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탈당파는 진보정의당을 창당해 심상정 의원을 대선후보로 추대했지만, 그는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월 26일 전격 사퇴하며 문재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반면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대선후보는 후보 등록으로 27억여 원의 선거보조금을 받은 뒤 대선을 사흘 앞둔 12월 16일 사퇴해 ‘먹튀’ 비난을 자초했다. 무소속 이건개 전 대선후보가 박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중도 하차함에 따라 대선판은 보수와 진보가 최대한 결집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게 됐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