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휴는 역시 목민관으로 가는 다른 벗을 위해서 ‘어린 아기 칭얼거리는 소리를, 그 어미라면 다 알아듣는 법. 지극정성이 정말 이와 같다면, 흉년의 정치 무엇이 어렵겠나?(영兒남남語 其母皆能知 至誠苟如此 荒政豈難爲)’라고 하였습니다. 어머니가 아기의 칭얼거리는 소리를 잘 알아듣듯 백성들의 마음을 잘 헤아린다면 흉년을 다스리는 정치라도 어려울 것이 없을 것이라 한 것이지요. 또 ‘시골 아낙 두 마리 개를 좇아, 광주리에 점심밥 담아가는데, 벌레가 혹 국에 빠질까, 호박잎으로 덮어두었네(村婦從兩犬 고로盛午) 或恐蟲投羹 覆之以瓠葉)’라고 하였습니다. 얼핏 보면 들에 밥 내어가는 농촌 풍경을 담담하게 그려낸 것 같지만 여기에 정치의 기본이 담겨 있습니다. 아낙이 남편의 밥을 내어가면서 혹 벌레가 빠질까 호박잎으로 국을 덮었습니다. 이렇게 남편을 생각하는 아낙의 마음처럼 백성에게 세심한 배려를 베푸는 것이 목민관의 자세라 한 것이지요. 이런 마음을 가진 공직자라면 사법이든 행정이든 어려울 것이 없을 것입니다.
이종묵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