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한지호씨 제안 화제… “원형 육교로 보행권 확보”市 “공간확보 난제” 신중
울산 도시경관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울산대 건축학과 대학원생 한지호 씨(31)의 ‘공업탑 인도교’ 작품. 이 작품을 계기로 공업탑에 인도교를 설치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아래쪽 사진은 울산 공업탑 로터리 전경. 한지호 씨 제공·동아일보DB
공업탑 인도교 설치 방안은 최근 실시한 울산 도시경관디자인 공모전에서 제시됐다. 이 공모전에서 울산대 건축학과 대학원생인 한지호 씨(31)의 ‘공업탑 인도교(작품명 the Pedestrian Bridge of Gong-Eop Top)’가 대상을 받은 것.
한 씨는 작품 제안서에서 “공업탑은 울산시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면서 인근에 아파트와 학교 등이 밀집돼 있어 교통량과 보행자 통행이 매우 많은 곳”이라며 “하지만 자동차 중심 구조여서 보행환경이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작품은 보행환경과 경관 개선을 동시에 만족시키면서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설계한 보행자 전용 육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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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탑 로터리에서의 보행권 확보 논의는 그동안 선거 때 일부 후보들이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공업탑에 지하도를 만들어 상가도 유치하고 보행자도 보호하자는 것. 하지만 공업탑 로터리 지하에 매설돼 있는 상하수도관과 가스관 등이 걸림돌이 돼 무산됐다.
공업탑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 씨(53)는 “공업탑은 한때 울산 최고의 상권을 자랑했지만 교통체계가 차량 중심으로 바뀌고 난 뒤 손님이 급감했다”며 “인도교가 설치되면 상권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인도교가 설치되면 공업탑의 상당부분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또 인도교로 올라가는 계단 설치 공간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울산시는 이 작품을 비롯한 도시경관디자인 공모전 입상작 20점을 17∼21일 울산시청 본관 1층 로비에 전시한다. 시 관계자는 “공업탑 인도교 설치 여부를 놓고 시민들의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