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에 맞서온 국내 자동차업체 행보
국산차 회사들은 최근 세단 중심의 기존 개발전략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를 잇달아 선보였다.
해치백(뒷모습이 둥근 형태로 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차)은 물론 왜건(차체 지붕이 차량 끝까지 이어지는 형태로 적재공간을 넓힌 차), 쿠페(문짝이 2개인 스포츠형 자동차), 다목적차량(MPV) 등 다양한 차종을 내놓으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혀온 것이다.
○ 국산차업체, 신차·마케팅 공세로 내수 방어
현대자동차는 9월 새 브랜드인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을 선보이며 대규모 마케팅에 돌입했다. ‘Younique’라는 생소한 단어는 ‘당신(You)’과 독특함을 뜻하는 ‘유니크(Unique)’를 조합해 만든 합성어다. 다양하고 이색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는 현대차의 새 전략을 상징한다.
현대차의 ‘PYL 마케팅’은 발표 직후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거나 ‘구체적인 전략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수입차의 빠른 시장 잠식에 대처하기 위해 전략 수립을 너무 서둘렀다”는 비평도 나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PYL 브랜드의 주력 차종인 해치백 ‘i30’와 왜건 ‘i40’, 3도어 쿠페인 ‘벨로스터’가 시장에 점차 안착하며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의견도 많다.
르노삼성차 ‘뉴 SM5 플래티넘’
한국GM은 7월 다목적차량 ‘올란도’를 시작으로 이달 경차 ‘스파크’까지 5개월 연속으로 연식변경모델(2013년형)을 내놓으며 시장 수성에 힘썼다. 쌍용자동차도 10월 대형세단 ‘체어맨H’와 ‘체어맨W’에 고급 오디오를 장착한 상품성 개선모델을 내놨다.
○ ‘싸고 좋은 차’에서 ‘세계적으로 통하는 차’로 진화
다양한 내수시장 방어 전략에도 경기침체를 이겨내기는 쉽지 않았다. 일부 회사들은 성장 폭이 제한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과거 ‘가격에 비해 품질이 좋은 차’라는 굴레에서 탈피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돋보였다.
기아차 ‘K3’
쌍용차는 9월 파리 국제모터쇼 참가를 계기로 유럽 판매망의 재건에 나섰다. 한때 연간 수출 3만 대를 웃돌았던 유럽 시장에 ‘코란도C’ 등 다양한 차를 내놓으며 부활을 꿈꾸고 있다. ‘위기는 곧 기회다.’ 2012년 국내 자동차업계를 아우른 한마디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