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에 한 골 먹고… 세상에 한 골 먹고…
‘이때의 감동을 기억하시나요.’ 2002년 6월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스페인의 한일 월드컵 8강전. 이운재가 연장까지 0-0으로 비긴 뒤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의 네 번째 키커 호아킨 산체스의 슈팅을 막아내고 있다. 한국은 그의 선방에 힘입어 스페인을 승부차기에서 5-3으로 꺾고 아시아 국가로선 처음으로 ‘월드컵 4강 신화’를 썼다. 10년 전 국민을 열광케 한 ‘영웅’ 이운재가 11일 은퇴를 선언했다. 동아일보DB
이운재는 프로축구 K리그 410경기에 출전해 425골을 실점했다. 1994년 미국 월드컵을 앞두고 태극마크를 단 뒤 17년 동안 132경기의 국가대표팀 간 경기(A매치)에 나섰다. 그는 홍명보(136경기)에 이어 한국 선수 중 두 번째로 많은 A매치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거미손’ ‘태극 수문장’으로 불리며 많은 팬의 사랑을 받은 그였지만 선수 생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7년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안컵 기간에 술을 마신 것이 알려져 1년간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이운재는 당분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지도자 생활을 포함한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운재는 1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