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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산사태 토석 피해, 서대문구 가장 취약

입력 | 2012-12-10 03:00:00

‘서울-부산 지반위험지역’… 본보, 방재청 개발지도 분석




산사태 피해 대부분은 토석류(土石流)에 의해 일어난다.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났을 때 토석이 많은 양의 물과 함께 휩쓸려 내려오면서 주택가를 덮쳐 피해가 커지는 것이다. 2011년 전국에서 43명이 토석류로 인해 목숨을 잃었으며, 16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우면산 일대 피해도 토석류에 의한 것이다.

9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소방방재청 지반재해위험지도를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토석류 위험지역이 가장 많은 곳은 서대문구로, 구 전체 면적의 9.3%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련산과 인왕산 아래에 있는 홍은동과 홍제동 일대가 토석류에 취약한 지점이었다. 토석류 위험지역은 23.1km²로 서울 전체 면적의 3.8%였다.

지반재해위험지도는 우면산 산사태 이후 제대로 된 재해위험 예측 지표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방재청이 4월 육군사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오경두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서울과 부산만 우선 개발한 것이다.

지반재해위험지도에 따르면 서울에서 산이 무너져 직접적인 매몰 피해를 볼 수 있는 붕괴위험 1등급군 지역은 36.9km²로 서울 전체 면적의 6.1%에 달했다. 붕괴위험 1등급군 지역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종로구로 구 전체 면적의 18.4%나 됐다. 계곡물이 반지하 주택이나 지하주차장 지하실 등에 갑자기 들이닥치는 돌발홍수 위험지역은 서울에서 39km²(6.4%)였다.

이번 연구는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석류가 미치는 영향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해 위험지역을 처음으로 산출한 것이다. 오 교수는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바윗돌이나 쓰러진 나무 등이 빠르게 흘러내리는 토석류가 인명 피해의 더 중요한 변수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산사태 위험지역 관리 시스템은 산림청이 작성해 관리해 왔지만 경사도와 나무 구성 상태, 토심 등에 가중치를 매겨 1∼4등급으로 정하는 방식이어서 부정확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반면 오 교수팀 지도는 토지를 가로 세로 각 2m 크기로 자른 뒤 집중호우 상황을 가정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지반재해위험지도 초안은 내년 초 지자체 방재 담당 공무원들에게 배포될 계획이다. 오 교수는 “서울시 산사태 피해 대부분이 붕괴위험 1등급군과 토석류 위험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라며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인명 피해 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부터 우선 방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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