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여성개발원장 취임한 정경연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장
정경연 불교여성개발원장은 “가고 싶은 절, 재미있는 불교가 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겠다”며 “이를 위해 불교다운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뒤에 보이는 것은 자수로 부처의 생애를 표현한 남상민 불교여성개발원 부원장의 작품.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지난달 30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에서 만난 정경연 불교여성개발원장(57·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장)은 “종교는 행복해지기 위해 믿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나처럼) 불교를 어머니 손길로 느끼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정 원장은 지난달 27일 불교여성개발원 원장과 사단법인 지혜로운 여성 이사장에 취임했다.
그가 취임 일성으로 ‘편안하고 쉬운 불교’를 언급한 것은 오랜 신행 활동에서 느낀 경험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경봉 스님의 출가하지 않은, ‘유발(有髮) 상좌’였던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녔다. 항일운동을 하며 한때 승려 생활을 했던 전진한 제헌의원 겸 초대 사회부 장관이 정 원장의 외조부다.
광고 로드중
그는 성철 스님에게서 관음행(觀音行)이라는 법명을 받기도 했다. 그는 “자비로써 중생을 구제하는 관음보살처럼 살라는 가르침”이라며 “법명이 너무 커서 감추고 살았다. 중책이 주어진 만큼 불교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남성 불자를 향한 쓴소리도 했다.
“불교여성개발원에 ‘남성연구소’를 따로 두어야 할 판입니다. 교회와 성당에서는 남성이 판사와 변호사, 의사 등 직업을 가리지 않고 주차관리 등 봉사활동을 하는데 절에 와서 봉사하는 남성 불자들은 드물어요. 안과 밖이 함께 거들어야 불교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창립 12주년을 맞은 불교여성개발원은 웰다잉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그는 “여성개발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를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구하고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겠다“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
“겨울 새벽, 미화원 아저씨의 구멍 난 목장갑을 봤는데 정말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 너와 내가 다르지 않고, 이렇게 마주친 것도 큰 인연이라고 생각했죠. 그 구멍 난 목장갑이 내 작품과 종교 생활의 평생 주제가 됐습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