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89명중 30명이 장애인… 일처리 꼼꼼해 불량률 낮아국내 최대 종이컵업체 성장
위생 종이컵을 기획, 생산하는 용호산업의 지민규 사장(50·사진)은 “장애인 채용을 꺼리는 일반 기업과 달리 우리는 전체 직원 89명 가운데 30명이 장애인”이라며 단호한 목소리로 이 같이 말했다.
전국 농협 하나로마트와 대학교, 기업 등에 종이컵을 공급하는 이 회사는 장애인 직원들의 맹활약으로 지난해 172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국내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며 동종업계 최고 회사로 우뚝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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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와는 달리 생산라인의 소음이 그들에게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 데다 고집스러울 정도로 성실한 모습에 지 사장은 놀랄 정도였다. 그 후 계속해서 장애인 채용을 늘린 것이 어느덧 30명이 됐다.
지 사장은 청각장애가 있는 직원들을 위해 공정이나 제품의 문제를 소리 대신 불빛으로 알려 주는 기계를 들여오고, 수화(手話)를 할 줄 아는 사람을 우선 고용해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2008년 국내시장 점유율 20%로 국내 최대의 종이컵 생산업체가 됐지만 바로 그해 용호산업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글로벌 금융위기 탓에 종이컵 제품 원가에서 가장 비중이 큰 펄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용호산업은 경쟁이 치열한 내수시장에서 해외 수출로 눈을 돌렸다. 해외박람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1년 동안 수출의 문을 두드린 끝에 2009년 17억 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그해 직원은 40명에서 81명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지 사장은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던 종이컵으로 2010년 500만 달러(약 54억 원)어치를 수출했다”라며 “저가 공세를 펴던 중국 업체보다 나은 품질로 일본시장을 적극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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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