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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실태 2차조사]퇴학 심리치료 사회봉사… 학교폭력 가해학생 48% 중징계

입력 | 2012-12-01 03:00:00

■ 학폭위 1학기 조치 3만7083건 분석해보니




인천 남동구 조동초등학교는 4∼6학년 학생들이 수호천사단을 꾸려서 교내외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을 직접 말리거나 교사에게 신고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수호천사단이 점심시간에 교내 식당을 돌면서 학교폭력 근절 캠페인을 벌이는 모습. 조동초등교 제공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면서 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활발해졌다. 초중고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의 심의건수는 올 1학기에 1만7097건으로 작년 전체(1만3680건)보다 많았다.

처벌 수위는 강한 편이었다. 학교폭력에 대해 내린 조치는 올 1학기에 3만7083건. 이 중 특별교육 및 심리치료(20.2%), 사회봉사(11.5%), 출석정지(10.7%), 전학(5.2%), 퇴학(0.3%) 같은 중징계가 절반 정도(47.9%)였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제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및 학교폭력 대응 현황을 30일 학교알리미(www.schoolinfo.go.kr)에 공시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전국 1만1000개 초중고교 가운데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전체 학생의 90% 이상이 참여했으면서 피해 사례가 전혀 없는 ‘클린 학교’는 5곳으로 나왔다. 대구 동덕초(응답률 98.4%), 제주 구엄초(90.8%), 대구 일과학고(97.4%), 충북 보은여고(95.7%), 경북 영양여고(97.3%)다. 중학교의 경우 경남 남해군 창선중이 응답률 95.7%, 피해 사례 1건으로 가장 적었다.

본보가 학교알리미를 통해 전국 중학교 3224곳을 분석한 결과 강원 충남 경기 지역에 피해율이 높은 학교가 많았다. 예를 들어 응답자 중에서 피해 사례가 얼마나 나왔는지 비교했더니 강원 팔렬중(58.5%), 대전 체육중(56.3%)이 가장 많았다.

학교폭력과 관련해 자살이 잇따랐던 대구는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피해율 20% 이상인 학교가 없는 점이 특이했다.

한편 교과부가 공모한 학교폭력 예방 프로그램에서는 25개 학교가 우수상을 받았다.

이 중 대구 달서구의 대서중은 2차 조사에서 피해율이 5.1%로 나왔다. 4월에 공시한 1차 조사에서는 피해율이 11.9%, 특히 일진 인식 비율(64.1%)이 대구에서 가장 높았다.

이 학교 학생은 기초생활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이 4분의 1, 맞벌이 가정이 절반가량이다. 방과 후에 방치되는 아이들이 적지 않고, 그만큼 학교폭력이 번지기 쉽다는 말이다.

학교 측은 ‘e-10·10(everyday-10·10)’이라는 방법을 만들었다. 등교시간에 생활지도 교사가 ‘즐겁게’ 또는 ‘신나게’라고 외치며 손을 들면 학생들도 따라 외치며 하이파이브를 하는 식. 수업 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최소한 하루에 10번은 하도록 했다. 어른에게는 우스워 보일지 몰라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자는 취지였다.

곽상순 교감은 “간단해 보이지만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에 친밀감을 더 느끼게 하면서 학교폭력 근절에 가장 큰 힘을 발휘했다”고 소개했다.

전체 수상 학교는 다음과 같다.

▽초등학교 △서울 명신초 중곡초, 인천 계양초 동부초 약산초 조동초, 대전 가장초, 대구 동변초, 경북 영가초, 경남 장유초, 충남 규암초 ▽중학교 △대전 대성여중, 부산 두송중, 광주 영천중, 대구 대서중, 인천 가좌여중, 울산 이화중, 경기 연현중 저동중, 충남 부성중, 경남 성포중 진교중 ▽고등학교 △서울 고척고, 인천 인천여상, 충북 옥천상고

▼ 본보, 전국 중학교 3224곳 전수 조사 ▼

정부는 지금까지 학교폭력 실태를 두 번 조사했다. 1차(4월 발표)에서는 응답률이 25%였지만 2차에서는 73.7%가 참여했고 응답률이 10% 미만인 학교가 없었다. 본보는 2차 조사가 유의미한 통계라는 판단에 따라 시도별 실태를 분석했다. 학교 알리미 사이트에 공시된 △학생 정원 △설문 응답자 △피해 응답자를 활용해 피해율(정원 대비)과 실질 피해율(응답률 대비)을 정리했다. 이번에는 전국 중학교 3224곳의 자료를 확인해 시도별로 가장 심각한 20곳을 공개한다. 안전하고 밝은 학교를 만드는 데 교사 학생 학부모가 더 노력하도록 유도하자는 취지다. 단, 응답률이 낮은 곳은 피해자가 적게 나오는 한계가 있다. 자료 분석에는 이화여대의 김예지 마지혜 박수지 송보영 주미란 홍지연 씨가 참여했다.

 

김희균·신진우 기자 foryou@donga.com  


[바로잡습니다]본보 1일자 A10면

‘학교폭력 피해가 많은 중학교’ 표에서 일부 학교의 수치를 바로잡습니다. △경기 양지중은 피해율(학생정원 대비) 4.2%, 실질피해율(응답률 대비) 6.9% △경남의 양산중앙중은 응답률 84.1%, 피해율 11.9%, 실질피해율 14.2% △충남 삽교중은 응답률 97.6%, 피해율 12.0%로 해당 지역에서 학교폭력 발생 비율이 낮은 편입니다. 광주북성중도 피해율 11.6%, 실질피해율 16.4%입니다. 해당 학교와 지역에 혼선을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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