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주도로 ‘색깔있는 마을’ 만들고 의료-복지 서비스 통합해야”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대한민국 농어촌 활성화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농어촌 삶의 질 향상과 특색 있는 마을 만들기 운동인 ‘색깔마을’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전략이 논의됐다. 농림수산식품부 제공
○ 지역 고유자원 발굴 노력 중요
강원 횡성군은 부족한 예산, 열악한 인프라, 인구 유출 등으로 고민을 해왔다. 특히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복지 서비스 인프라와 인력 부족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 횡성군은 빠듯한 예산에 의존하기보다 지역 자원을 조사하고 발굴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로 했다. ‘우리 이웃은 우리 손으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기존 인프라와 지역 인력을 활용해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지역 대학 교수들과 주민들이 연대해 복지지도자 협의회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좋은 사례를 발굴해 공유했다. 박재홍 횡성군 종합사회복지관 국장은 “주민의 욕구를 가장 잘 파악하는 사람은 이장, 부녀회장 등으로 이들을 서비스 제공자로 활용하면서 면사무소, 마을회관 등 기존 공간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횡성군은 올해 RCI 평가 항목 중 지역경제력 부문 등에서 순위가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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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복합, 통합서비스가 효율적
김정연 충남발전연구원 박사는 “여러 시설과 프로그램을 복합, 연계해야 이용자도 다양한 서비스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어서 좋고 운영 주체도 비용을 아끼면서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서비스 공급 방식을 융합, 연계하려면 통합적 전달 체계가 필수적인데 앞으로 정책을 고민할 때도 이런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호열 국무총리실 과장도 “1년 내내 사용하기 어려운 단일 시설보다는 4계절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복합시설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색깔마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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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최고의 ‘색깔 있는 마을’로 선정된 임실 치즈마을.
우수 사례로 소개된 전북 완주군은 농가 비율이 80%인 만큼 이러한 특성을 살려 로컬푸드 시스템, 커뮤니티 비즈니스 방식 등을 도입해 추진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올해 4월 개장한 로컬푸드 1일 유통직매장은 농산품을 수확한 당일에 판매하는 매장이다. 농민들은 스스로 농산품의 가격을 정한 뒤 판매점인 농협에 판매액의 10%만 수수료를 주고 나머지는 모두 가져갈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일 생산한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좋고, 농민 입장에서도 중간 유통마진으로 나가는 비용이 없어 이전보다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현재 하루 평균 1500여 명이 방문할 정도로 성과가 좋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색깔마을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가장 강조하는 것은 주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마을 발전이다. 이를 위해 주민 주도로 마을 과제를 발굴하는 ‘농어촌현장포럼’과 전문인력이 지자체의 색깔 있는 마을 육성을 지원하게 하는 ‘현장 활동가’ 육성에 신경을 쓰고 있다. 주민 스스로 마을 발전 전략을 준비한 곳에 우선적으로 정부 지원을 하고 있다.
색깔마을 조성 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전문가들의 조언도 이어졌다. 윤원근 협성대 교수는 “주민 주도로 지역 자원을 활용해서 지역 특색을 살리는 색깔 있는 마을 만들기가 향후 농촌개발의 대세가 될 것이다. 성공적인 색깔마을 만들기는 사람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이기원 한림대 교수는 “과거 마을 개발 방식이었던 하향식이 아닌, 주민 주도로 마을을 만드는 상향식 개발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주민역량 강화 교육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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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역시 주민들의 역량 강화에 가장 큰 신경을 썼다. 이날 완주군 사례를 소개한 강평석 완주군 농촌활력과 계장은 “준비가 안 되어 있는 마을에는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백발백중 실패한다. 마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닌 주민들의 역량 강화와 사후 관리”라며 “완주군은 지역 주민들을 일본으로 보내 벤치마킹을 시키기도 하고, 잘한다는 마을이 있으면 주민들과 함께 가서 배워온다”고 말했다.
색깔 있는 마을 만들기를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함께 주민들의 의식 개혁이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오우식 퍼포먼스웨이컨설팅 대표는 “마을 사업에 들어가기 전, 주민들 간에 ‘왜 이 사업을 해야 하나’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야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고, 배성의 공주대 교수는 “주민 중심으로 마을을 만들려면 주민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지은 씨(숙명여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가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