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투수코치(왼쪽)-고원준. 스포츠동아DB
스승과 제자 재회…같은 오피스텔 구해
롯데 정민태 투수코치는 14일 취재진과 대화 도중 고원준(22)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씩 웃었다. “롯데 투수코치로 임명된 뒤 나한테 제일 먼저 전화를 걸어온 선수가 원준이였다. ‘코치님 오셔서 너무 좋다’고 하더라.(웃음)”
넥센 시절인 2010년 혜성처럼 등장한 고원준은 정 코치가 발굴한 작품 중 하나였다. 강속구와 커브를 겸비한 대형 선발투수감이었다. 그러나 그해 12월 넥센은 이정훈, 박정준을 받고 고원준을 롯데로 트레이드시켰다. 그로부터 2년이 흘렀다. 고원준에게는 시련의 시간이었다. 2011년 롯데는 마무리로 고원준을 기용했으나 실패한 뒤 선발로 돌렸다. 올 시즌 그는 3승(7패)에 그쳤고, 상당한 시간을 2군에서 허송했다.
그런데 정 코치는 부임 직후 고원준을 상동에서 빼내왔다. 대신 오피스텔을 구해줬다. 자기가 묵는 오피스텔과 같은 동이다. 아예 고원준을 이웃사촌으로 두고 한눈을 못 팔게 특별 관리하기 위해서다. 정 코치는 고원준의 차량 종류까지 이미 다 꿰고 있다. 고원준은 풍류를 잃게 됐지만, 롯데 마운드는 그만큼 행복해질 수 있을 듯하다.
사직|김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