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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김순덕]변희재 진중권의 ‘사망유희’

입력 | 2012-11-13 03:00:00


“2007년 11월 28일 북한 김일철 무력부장은 노무현 대통령 제안대로 서해 바다 내놔라, 그러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켜주겠다고 했다.”(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그 상황까지는 내가 몰랐다. 처음 듣는 얘기다.”(진중권 동양대 교수) 변희재와 진중권, 보수와 진보진영의 대표논객으로 꼽히는 두 사람이 토론배틀 ‘사망유희’를 벌인 11일 오후. 인터넷 곰TV는 생중계 중 수시로 ‘사망’했다. 사회자는 “알권리가 실종된 2012년 대선, 토론에 목마른 국민들의 접속이 폭주해 인터넷서버가 다운되고 있다”고 했다.

▷토론 제목 ‘사망유희’는 리샤오룽(李小龍)의 마지막 영화 ‘사망유희(The Game of Death)’에서 따왔다. 리샤오룽이 층별로 배치된 무술고수와 싸워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는 영화다. 1층 ‘NLL의 진실은’ 토론에서 변희재의 무기는 노무현 정부가 북한과의 회담에서 한 발언과 서해 지도 등의 팩트(fact)였다. “노 대통령은 서해 바다 전체를 북에 내주고 와서 국민에게는 NLL을 지켰다고 거짓말했다.” 재기와 순발력 넘치기로 유명한 진중권도 말문이 막혔다. “팩트에서 밀렸습니다. ㅜㅜ” 진중권은 트위터에서 깨끗이 1차전 패배를 인정했다.

▷국가안보와 국민의 삶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에 대해 대선주자나 캠프 사람들 간에 논쟁이 없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박근혜 후보는 기존 합의 정신은 실천하되 세부조정, 문재인 후보는 NLL 유지를 전제로 서해평화협력지대 및 공동어로수역 추진, 안철수 후보는 NLL 인정을 전제로 남북공동어로구역 설정을 공약했지만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국민은 잘 알 수 없다. 오죽 답답하면 논객들이 ‘사망유희’ 같은 비장한 제목을 걸고 대선주자들을 대리해 토론 배틀을 벌이겠나.

▷“노무현 정권 당시 NLL 무력화를 시도한 인물들이 모두 문재인 캠프에 있다” “새누리당은 남북 정상 대화록을 공개하면 문재인이 타격을 받아 안철수로 후보 단일화가 될까 봐 반대하고 있다. 잔머리 굴리니 새누리당이 당하는 거다.” 변희재의 강공에 진중권은 토론 말미에 “설사 노 전 대통령이 NLL을 내주는 발언을 했더라도 그것은 레토릭(수사·修辭)에 불과하므로 부풀리지 말라”고 응수했다. 북에 영토나 영해를 내주겠다는 발언이 단순한 레토릭인지도 토론거리다.

김순덕 논설위원 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