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전문 프랜차이즈
이범돈 크린토피아 사장은 회사 설립 20주년을 맞아 ‘동전세탁소’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는 “2009년부터 개설한 동전세탁소가 내년에는 국내에도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크린토피아 제공
세탁물이 뒤엉켜 돌아가는 세탁기의 낮고 무거운 모터소리가 건물 안을 가득 메웠다. 한쪽에는 대리점에서 수거해온 세탁물이 가득했고 반대쪽엔 말끔하게 세탁돼 포장까지 마친 옷들이 옷걸이에 걸려 있었다. 비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세탁물을 싣고 내리기 위해 차량들은 바쁘게 드나들었다.
세탁전문 프랜차이즈인 크린토피아의 이범돈 사장(52)은 “다른 업체보다 많은 하루 세 차례 배송을 하느라 유독 차들의 왕래가 잦다”며 활짝 웃었다. 2010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 사장을 6일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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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0원으로 와이셔츠 세탁부터 다림질까지
“1992년에 세탁소에 와이셔츠 한 벌 맡기는 비용이 지금과 별 차이 없는 2500원 정도였어요. 당시 물가에 비해 세탁요금이 턱없이 비쌌던 거죠.”
이 사장은 외국과 달리 국내에는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다고 판단하고 친형인 이범택 회장과 함께 크린토피아를 만들었다. 일본에서 와이셔츠 자동다림기계를 들여와 인건비를 대폭 줄였다. 와이셔츠 세탁 가격을 한 장에 500원으로 낮췄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크린토피아에 가면 500원에 와이셔츠 세탁부터 다림질까지 해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부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물가 상승으로 현재 가격은 990원까지 올랐지만 와이셔츠는 여전히 크린토피아 고객들이 가장 많이 맡기는 세탁물이다. 주부들은 와이셔츠를 가져오면서 덩달아 다른 세탁물도 가져왔다. 크린토피아는 다른 세탁물도 일반 세탁소보다 30∼50% 싼값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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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전세탁소로 제2의 도약 노린다
크린토피아는 초기 8년 동안 수익을 내지 못하다 1999년에야 흑자로 돌아섰다. 세탁편의점 사업은 장치사업이라 버는 족족 시설투자에 돈을 썼기 때문이다. 당시 수익성이 괜찮았던 보고실업에서 적자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었지만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가 찾아오자 보고실업마저 적자로 돌아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로 다가왔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특별한 기술 없이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창업자금으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을 찾기 시작하면서 크린토피아 창업이 크게 늘었던 것이다. 과거에는 한 달에 한두 개의 가맹점을 여는 데 그쳤는데 외환위기 때는 가맹 신청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이 사장은 설명했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크린토피아는 2009년 선보여 현재 60여 개가 운영되고 있는 ‘동전세탁소’로 제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동전세탁소는 정장 와이셔츠 코트 피혁제품 등을 맡기는 기존 세탁에서 벗어나 집에서 세탁하기 힘든 대형 침구류, 이불, 커튼 등을 싸게 물세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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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소비자가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가격을 제시해야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는 법”이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