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의 인사제청권 보장”… 朴이어 文-安실무팀 공약 합의
‘새정치공동선언’을 위한 문·안 후보 측 실무팀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8시간 동안 2차 회의를 열어 정치개혁 과제에서 일부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양측은 대통령 권한남용 방지의 일환으로 △국무총리의 인사제청권과 장관 해임 건의권 보장 △각 부처와 기관에 속한 인사권에 대한 자율권 보장 △인준 대상이 아닌 경우에도 국회 인사청문회의 판단 존중 등에 합의했다. 이는 헌법에 규정됐으나 사실상 효력을 잃어버린 국무총리의 인사권을 보장해 ‘허수아비 총리’라는 오명을 씻어주겠다는 것으로, 총리권한 강화를 매개로 양측이 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각 부처와 기관에 속한 인사권을 보장하는 것은 청와대가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앞서 박 후보도 “사문화돼 있는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과 장관의 부처 및 산하기관장에 대한 인사권을 보장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누가 집권하든 국무총리와 장관의 권한이 강화되는 셈이다.
▼ 중수부 없애고 공수처 신설… 의원연금 폐지 ▼
安주장 ‘의원 정원 축소’ 놓고 고성 오가기도
아울러 양측은 국회 상임위원회가 의결하면 감사원 감사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국회의 행정부 견제 권한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안 후보 측 실무팀장인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이 2009년 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의원들과 함께 제출한 법안과 비슷하다.
양측은 대표적 특권으로 통하던 의원연금을 폐지하고 국회 윤리특위와 선거구획정위원회, 세비심의위원회 등 의원들의 이해와 관련된 결정에 시민이 참여하도록 했다.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 권한이 커진 만큼 국회에 대한 시민 감시 기능도 강화한 것이다.
박 후보도 국회 윤리특위와 선거구 획정위에 100% 외부 인사가 참여하게 할 방침이다. 박 후보는 국회의원 면책특권 제한과 불체포 특권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문·안 후보가 합의한 국회의원 연금 폐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두 후보 측의 합의사항에는 정치·정당개혁의 쟁점인 국회의원 수 축소와 중앙당 기능 축소, 공천개혁 문제 등 알맹이는 포함되지 않았다. 개헌 문제도 반영되지 않았다. 안 후보 측이 주장한 ‘의원 수 축소’ 문제를 두고 양측 간 고성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10일 3차 회의를 열어 남은 정치개혁 의제 등을 논의한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