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모-김윤기 씨 면접 현장
윈스테크넷 침해사고대응센터는 온라인에서 일어나는 해킹 위협 여부를 24시간 탐지한다. 손동식 윈스테크넷 상무(왼쪽)가 2일 이곳을 찾은 취업준비생 김재모 씨(가운데)와 김윤기 씨에게 보안업무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성남=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일 경기 성남시 삼평동 윈스테크넷 사무실. 취업준비생인 김재모 씨(26·한양대 전자통신공학부 4학년)와 김윤기 씨(24·한라대 컴퓨터응용설계학과 4학년)는 이 회사 손동식 상무의 말을 듣는 순간 바짝 긴장됐다. 많은 기업이 ‘열린 채용’을 강조하며 전공, 학점을 중요하게 보지 않는 최근의 취업경향과 다른 기준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윈스테크넷이 학점을 따지는 이유는 단 하나. 구직자의 자기관리 능력과 성실함을 파악할 수 있어서다. 이 회사는 네트워크 보안 영역에서 국내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인터넷망을 통해 침입하는 각종 해킹시도를 사전에 파악하고 방지하는 게 윈스테크넷의 주 업무다.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해킹 시도는 많아지고 수법도 발전하는 법. 이를 분석하려면 매일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하며 그만큼 직원들의 성실성이 중요하다는 게 이 회사 측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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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 업무지원팀 장문규 대리는 “보안관제실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전공이 생활체육이지만 1년간 사설학원에서 공부한 내용을 포트폴리오로 제출해 합격했다”며 “보안에 대한 열정을 객관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면 다른 전공이라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재모 씨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지만 보안 분야는 사실 매우 낯설어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손 상무는 “프로그램을 짜기 위해 C언어를 비롯한 컴퓨터 언어를 알아야 하며 특히 네트워크 관련 지식은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답했다. 다만 신입직원들은 입사 직후 바로 학원에서 6개월간 IT 위탁교육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보안업무에 필요한 기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특정 운영체제(OS)나 웹 페이지의 보안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는 방법도 이때 익힌다.
손 상무는 윈스테크넷이 신입사원에게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대신에 입사한 뒤에는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복지수준을 높이는 데도 힘써왔다고 설명했다. 회사 근처에 미혼 직원을 위한 기숙사가 있으며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통근버스도 운영한다. 신입 직원의 연봉은 2800만∼2900만 원 수준. 연말 성과급은 별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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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상무는 마지막으로 직업에 대한 ‘열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전쟁터에서 승리해도 일개 병사의 이름이 알려지진 않지요. 해킹 시도를 발견하고 패치를 만들어 보급한다고 해서 그 직원의 이름이 언론에 나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보람은 평생 남아요. 우리는 이런 열정이 있는 직원과 일하고 싶습니다.”
성남=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