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34세 절반만 결혼男 75% 年수입 400만엔 이하… 女 68% “400만엔 넘어야 OK”
약 30분이 지나자 참석자는 40여 명으로 늘어났다. 남성은 일렬로 서서 자기 소개를 했다. 기업 컨설턴트, 스시가게 사장, 보험회사 직원 등 다양했다. 여성 20명도 테이블에 앉아 소개를 마쳤다. 이어 음식과 술을 마시며 자유롭게 이야기가 오갔다.
약 2시간 뒤 참석자들은 데이트를 하고 싶은 사람 3명을 적어냈다. 다섯 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커플들은 의무적으로 다음 술자리로 옮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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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의 벽 ‘경제력’
메이지야스다(明治安田)생활복지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30∼34세 남성의 미혼율은 1950년 8.0%에서 2010년 47.3%로 급증했다. 25∼29세는 같은 기간 34.3%에서 71.8%로 뛰었다. 여성의 경우도 비슷하다.
자유로운 삶의 추구로 결혼을 기피하는 서구 젊은이들과 달리 일본은 ‘경제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이다.
연구소가 2009년 전국 20∼39세 미혼자 4120명을 상대로 미혼여성에게 ‘결혼 상대자의 희망 연 수입’을 물었더니 400만∼600만 엔(34.6%), 600만∼800만 엔(22.4%)을 희망했다. 400만 엔은 약 548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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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보다 ‘자기계발’ 우선
요미우리신문이 올해 6월 20, 30대 독신자를 대상으로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조사한 결과 ‘경제력에 자신이 없다’(41%)는 응답보다 ‘결혼하고픈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47%)는 대답이 더 많았다.
결혼 상대를 만나지 못한 것은 1990년 거품경제 붕괴 이후 ‘잃어버린 20년’을 지나면서 가급적 지출을 줄이고 자기계발에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혼자들이 가파르게 늘어나자 지자체들이 직접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 미혼은 곧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저출산은 육아산업을 사양길로 접어들게 만드는 등 일본 경제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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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