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 자신
이춘광 씨(오른쪽)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9시즌을 뛴 뒤 올해 친정팀 삼성으로 돌아온 아들 이승엽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승부사’가 돼 주길 소망했다. 사진은 이승엽이 지바 롯데 시절인 2005년 11월 도쿄돔에서 열린 삼성과 대만 싱눙 불스의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를 아버지와 함께 지켜보는 모습. 동아일보DB
이 씨는 “승엽이가 귀국한 뒤 ‘내 생각대로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했다. “친정팀 삼성에서 다시 뛰면서 안정을 찾았다. 편안하게 야구를 하면서 예전의 실력도 되살아난 셈이다.”
이승엽은 올 시즌 팀의 3번 타자로 제몫을 했다. 다만 시즌 막판 체력적으로 힘들어했다.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올 시즌 133경기 가운데 126경기에 출전하며 삼성의 2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겠다는 생각으로 단 한 번도 “못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이 씨는 전했다.
이춘광 씨는 “한국시리즈 같은 큰 경기에서 잘해야 진정한 승부사 아니겠느냐”고 했다. “삼성은 강팀이지만 SK 역시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이다. 그만큼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승엽이가 제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
아버지는 돌아온 아들이 반갑지만 연락은 짧고 굵게 한다고 했다. 이승엽이 평소 말이 없어 “예” “아니요”라는 식으로 통화를 하는 게 전부다. 이춘광 씨는 “아들이 경기할 때마다 조용히 야구장을 찾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한국시리즈에서도 ‘국민타자’의 활약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부자(父子)의 정’은 끈끈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