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던지는 말-안 먹던 보양식-평소와 다른 행동…
하지만 이 같은 부모의 ‘지극정성’이 오히려 자녀의 막판 심리조절과 건강관리에 악영향을 끼쳐 도리어 실력발휘를 저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수능까지 앞으로 2주. 학부모가 빠지기 쉬운 실수는 어떤 걸까. ‘대입 수험생 자녀를 망치는 학부모의 3대 실수’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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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예를 들어 “지금까지 공부한 것만 다 맞춰라” “실수만 하지 마라”와 같은 별 뜻 없는 말도 수험생으로 하여금 ‘아는 것도 틀리면 어떻게 하지?’와 같은 불필요한 걱정을 하게 만들 수 있다.
또 공부에 집중하지 못하는 자녀를 독려하기 위해 부모가 자주 던지는 “재수는 절대 없다” “이번 한 번에 끝내자” 같은 말은 수험생 자녀의 반감만 자극할 수 있다. “옆 집 애는 지금 ○○○ 교재를 본다는데 넌 잘하고 있는 거니?”라며 자녀의 학습방법에 의문을 제기하는 말은 자녀의 불안감에 불을 지필 수 있으므로 자제한다.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을 받고 올해 서울대 경영학과에 진학한 윤모 씨(19)는 “나와 함께 수능 만점을 받을 수준이었던 한 친구는 수능을 앞두고 매일 밤 어머니가 기숙사로 전화를 걸어와 ‘오늘 공부는 계획대로 잘했느냐’고 물었는데 이것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결국 수능 성적이 평소 실력만큼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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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약 조심!
수험생은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보니 학부모들은 이런저런 보약과 건강식품을 권하기도 한다. 긴장을 많이 하는 자녀에게 권하는 대표적인 약이 청심환. 청심환은 체질에 따라서는 오히려 정신을 몽롱하게 하거나 졸음을 유발해 집중력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상화 이화여대 의대 가정의학교실 교수는 “청심환이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은 맞지만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에게 맞는 약인지 확인해보고 복용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험생들이 가장 즐겨 찾는 홍삼엑기스는 상대적으로 부작용의 우려가 적은 것으로 인식되지만 체질에 따라 손발의 발열, 불면, 긴장, 구건(입 마름)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학부모는 자녀의 체질을 살핀 뒤 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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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섭취하는 음식도 주의가 당부된다. 육류를 과다하게 먹으면 식곤증과 소화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합격을 기원하는 찹쌀떡도 질식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3] 평소대로!
수능을 앞두고 공부환경을 갑작스럽게 바꾸는 것도 치명적일 수 있다. 평소 기숙사 생활을 해왔거나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해오던 자녀를 집으로 불러들일 경우 막판 페이스 조절을 망칠 수 있다. 또 수험생 자녀를 배려하겠다며 가족 전체가 TV를 일절 보지 않거나 말소리를 내지 않고 방안에만 있는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것도 자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일부 경우이지만 ‘막판 수능 족집게 강의’ 같은 특강에 자녀를 떠밀어 보내는 것도 좋지 않다.
연세대 철학과 1학년 김남윤 씨(19)는 “수능을 앞두고 특별과외를 찾아다니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 시기에는 새로운 내용을 취하기보다는 지금까지 공부한 것을 빠른 속도로 복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마무리 학습법”이라고 조언했다.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