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배. 스포츠동아DB
SK가 본 PO핫플레이어 롯데 김성배
커터성으로 빨리 떨어지는 슬라이더 극찬
잠수함 킬러 이호준도 “확 꺾여 위력적”
조웅천코치 “사이드암 불구 포크볼 일품”
“피로누적 한계…5차전 문제없다”각오도
김성배 “팔이 빠져라 던진다”투혼 불살라
○커터성으로 급격히 꺾이는 ‘꿀성배표’ 슬라이더
“초구 안쳐. 2구 커터 헛스윙. 3구 포크볼 보고 나와….” 21일, SK 이만수 감독은 김성배에 대해 “슬라이더, 포크볼이 모두 좋다. 순간적으로 팔 스윙이 좋아서 직구도 보기보다 빠르다”고 평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특히 위력을 떨치고 있는 그의 무기는 커터성으로 빠르게 꺾이는 슬라이더다. 잠수함 상대 시즌타율이 0.394였던 SK 이호준조차 “직구는 끝에서 떠오르고, 슬라이더는 직구처럼 오다가 타자 앞에서 확 꺾인다. 꼭 예전 현대에서 활약하던 조용준의 슬라이더를 보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조라이더’ 조용준의 슬라이더는 패스트볼 못지않은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각이 예리해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현역 시절 사이드암으로 명성을 떨쳤던 조웅천 SK 코치는 “김성배의 직구구속이 140km대 초반을 유지하면서도, 커터 역시 137∼138km까지 던지기 때문에 타자 입장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이드암으로는 드문 포크볼 투수
김성배는 사이드암으로는 드물게 포크볼도 구사한다. 서클체인지업이 손에 잘 익지 않아 대체 구종으로 익힌 무기다. 조웅천 코치는 “투구 메커니즘상 사이드암은 일정하게 포크볼의 제구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실투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통 잘 쓰지 않는다. 사이드암으로는 박현준(전LG) 정도가 포크볼을 구사했는데 힘으로 던지는 스타일이었다. 김성배는 포크볼을 던질 때, 공을 놓는 순간 자기만의 감각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도 그는 포크볼을 간간이 섞으며, SK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김성배의 피로감과 SK타자들의 적응이 변수
사실 김성배의 깜짝 활약에 SK 전력분석도 적잖이 당황했다. 이호준은 “어떻게 단기간에 정규시즌과는 다른 슬라이더를 연마할 수 있는지 투수들에게 물어보기까지 했다”고 털어놓았다. 조웅천 코치는 5차전을 앞두고 “물론 사이드암의 특성상 오버핸드보다 연투가 용이한 점은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가을 잔치가 정신력으로 뛰는 무대라고 하더라도, 피로가 누적되면 한계가 있다. 우리 타자들도 그 간 김성배의 공을 보면서 적응을 했을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반면, 김성배 역시 “내 팔이 빠져도 상관없다”며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