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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힘만 센 2인조 도둑

입력 | 2012-10-06 03:00:00

6시간 벽뚫고 금은방 털었지만 복면도 안쓴 얼굴 CCTV 찍혀 덜미




‘힘만 썼네….’

지난달 26일 새벽 서울 중랑구 망우동의 한 금은방. 각각 절도 전과 17범씩인 오모 씨(56)와 또 다른 오모 씨(50)는 금은방을 털기 위해 노루발못뽑이로 가게 뒤편 벽을 뚫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무식하게’ 벽을 뚫고 들어가려 한 것은 문을 따고 들어갈 경우 사람들이나 사설 보안업체 직원에게 들킬 것을 우려했기 때문. 올해 4월 각각 출소한 뒤 다른 교도소 동기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유흥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함께 범행을 모의했다.

무려 6시간이나 20cm 두께의 벽과 씨름한 끝에 두 사람은 벽에 가로 세로 각각 50cm 크기의 구멍을 뚫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경고음이 울려 보안업체 직원이 두 번이나 출동했지만 이 직원은 멀쩡하게 잠겨 있는 출입문만 보고 오작동이라 생각해 번번이 돌아갔다. 보안업체 직원이 돌아간 뒤 두 사람은 뚫린 구멍으로 금은방에 침입해 목걸이와 반지 등 2억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

두 사람은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어이없게 경찰에 검거됐다. 금은방 뒤편 담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 마스크와 복면조차 쓰지 않은 두 사람의 얼굴은 고스란히 카메라에 찍혔고 경찰은 이를 통해 오 씨 등을 붙잡을 수 있었다. 서울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벽을 뚫을 생각까지 했으면서 왜 요즘 흔하디흔한 CCTV는 생각하지 못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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