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교총 설문조사… 교사 33%가 “키스 넘어선 장면 봤다”
‘분노가 치밀었다, 딸은 ‘남자친구랑 신체접촉하러 학교에 일찍 나오는 친구가 있다’며 웃었다. 수업 도중 선생님 몰래 몸을 더듬는 커플도 많다고 했다. 말을 듣고선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전학을 보내야 할까. 고교는 외국어고를 보내면 좀 괜찮을까. 머릿속이 복잡하다. 딸은 이런 내 마음을 알까.’(중학생 딸을 둔 아버지 김모 씨·43)
‘답답하다. 같은 학교 여자친구랑 사귄 지 두 달째. 아직 손밖에 못 잡았다. 친구들은 ‘어디까지 갔느냐’고 묻는데. 할 말이 없다. 쪽팔린다. 분명히 다른 남자랑 사귄 경험은 있을 텐데. 만지고 싶다. ‘쪽(키스마크)’이라도 있어야 친구들이 부러워할 텐데.’(고교생 이모 군·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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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A중학교 교사는 “10년 전만 해도 학교 밖에서 손잡고 다니는 애들은 있었어도, 학교 안은 나름 신성한 공간이었다. 몇 년 새 울타리가 무너진 느낌”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고교생 김지현 양(18)은 “남학생 무릎 위에 앉아 있는 여학생을 교실에서 흔히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교직 경력 5년 이상인 교사 149명 중 58명은 ‘5년 전과 비교해 교내 신체 접촉 정도가 아주 심해졌다’고 말했다. ‘조금 심해졌다’는 응답자도 61명이었다. ‘별 차이 없다’는 28명, ‘조금 덜하다’는 2명에 그쳤고, ‘아주 덜하다’는 없었다.
학생들이 교내에서 애정 표현의 수준을 넘어 애정 행위를 하는 모습에 대해 교사들은 “당황스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젊은 여교사들은 수업까지 심각하게 방해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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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기자가 만난 학생들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전날 밤 ‘야동’에서 본 장면이 떠올라 수업 시간에 견딜 수가 없다. 여자친구 사귀면 반드시 하고 싶다.”(고교생 B 군) “여학생들이 먼저 들이댈 때도 많다. ‘일진’이 되려면 최소한 교실 안에서 키스 정도는 해야 자격이 있다.”(중학생 C 군)
문제는 과도한 신체 접촉으로 10대의 성 관념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교총 김항원 교권본부장은 “교내 신체 접촉은 ‘도미노’ 작용을 일으켜 다수 학생의 마음을 흔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현숙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상임대표는 “여학생의 경우 교내 신체 접촉이 ‘낙인’이 돼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성적인 자기결정을 할 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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