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채 KT회장 서울대 특강
이석채 KT 회장이 26일 서울대 특강에서 최근 한국경제의 문제점과 청년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그런데도 일부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한 나머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자는 얘기를 꺼내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26일 서울대 공대에서 대학생 300여 명에게 한 특강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강연이 끝난 뒤 동아일보 기자와 따로 만나 자신의 소신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 회장은 “위기를 맞은 KT는 노조를 설득하고 비(非)핵심 자회사를 분리하며 이 같은 순환을 실현했다”며 “비정한 일이긴 하지만 이 같은 일자리 순환이 젊은 층에 좋은 일자리를 내줄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상 기업들은 이런 시도를 하지 못한다. 근로자를 내보내기 어려운 법과 제도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임금수준이 낮은 아웃소싱 업체를 통해 부족한 생산성을 보충할 수밖에 없고, 젊은이들에게는 2류 일자리만 허용된다고 이 회장은 진단했다.
이 회장은 대선을 앞두고 일자리 창출을 내세우는 정치권을 겨냥해 “이들은 (노동단체와 같이) 조직화된 정치세력의 표를 잃게 될까 봐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자는 얘기를 꺼내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정치권은 손에 구정물을 묻히려 하지 않는다”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법안에 눈을 감는 행태를 비판하고 “이런 사람들이 청년 구직자들의 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회장은 청년 일자리 문제의 다른 대안으로 교육, 의료, ICT 분야를 들었다. 특히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는 교육과 의료보다는 ICT 분야의 스마트 혁명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KT가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젊은이들이 만들어내는 무형 제품의 사업화를 돕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