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훈 9단 ● 원성진 9단본선 16강전 6보(118∼141)
박영훈 9단은 흑이 단수한 데 대해 응수하지 않고 118을 택했다. 참고 1도처럼 백 1로 이으면 흑은 2로 단수한 뒤 흑 4로 선수행사를 하고 흑 6까지 축으로 백이 잡힌다. 그렇다고 당장 패를 하자니 팻감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박 9단은 일단 큰 곳을 두고 훗날을 도모하기 위해 118을 둔 것이다.
하지만 원성진 9단은 119로 한 점을 따내 패를 시작한다. 지금이 타이밍이라고 보고 상대의 굴복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다. 백이 126으로 팻감을 쓰자 흑은 127로 두어 반발한다. 백도 126으로 둔 돌의 체면을 살리기 위해 128로 둘 수밖에 없었고 흑은 129로 중앙을 크게 씌워간다. 중앙이 흑의 수중에 들어간다면 여기서 승부는 끝날 수 있는 상황. 백은 130으로 두어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는 모습이다.
흑이 거의 끝낼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이때 떨어진 137이 완착. 참고 2도처럼 흑 1, 3으로 살살 기어 나오면 백이 곤란했다. 13까지 흑으로선 꽃놀이패. 흑의 사실상 승리가 굳어지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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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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