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中 공개석상 등장… 부상-실각설 등 억측 재워 모습 감춘 이유 밝히지 않아… 차기승계 관련 의혹은 남아
중국의 차기 최고지도자로 사실상 확정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14일 만에 공식 석상에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 부주석의 신변과 관련한 각종 소문도 일단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시 부주석이 15일 베이징(北京) 중국농업대에서 열린 과학대중화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시 부주석이 공개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건 1일 중앙당교 개교식 이후 2주 만이다.
이날 시 부주석은 흰색 셔츠와 검은색 점퍼 차림의 건강한 모습으로 한 시간가량 행사장을 둘러봤다. 밝은 표정으로 가끔 미소를 지었으며 걷는 모습도 공개됐다. 시 부주석이 등장하자 참석자들은 큰 박수로 환영했고 그는 두 차례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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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부주석은 21∼25일 광시좡(廣西壯)족자치구에서 열리는 중국-아세안 엑스포의 개막식 등에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중국 외교부는 16일 밝혔다.
시 부주석은 5일 방중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의 면담을 갑자기 취소한 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각국의 일부 언론은 부상설, 교통사고설, 수술설, 실각설 등 갖은 억측을 쏟아냈다.
시 부주석이 건재를 과시하면서 중국의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최 등 권력 이양 작업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일시 공개 활동 부재’ 이유에 대해 중국 정부가 일절 언급을 하지 않아 그에게 아무 일이 없었던 것인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다. 올가을로 예정된 당 대회 일정이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은 점도 의혹을 부추기고 있다.
이번 사건은 중국 공산당의 ‘지하 본능’과 한계를 재차 드러낸 사례라는 평가도 있다. 전직 외교관이자 호주국립대의 중국 전문가인 리처드 릭비 교수는 “공산당은 민족주의나 사회불안 요인에 대해서는 대중의 의견에 과거보다 더 귀를 열고 있지만 최고지도자의 리더십과 관련한 문제에서는 여전히 혁명기의 지하정당으로 돌아간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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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