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본회의 투표 미뤄져… 與 “민주 추천 김이수도 안돼”
헌법재판소 재판관 인선을 둘러싸고 국회에서 여야가 충돌하면서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가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야는 당초 1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새누리당이 추천한 안창호 후보자와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김이수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처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인사청문특위가 안 후보자의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어렵다고 주장해 본회의가 연기됐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요청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이 부족해 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구체적으로 △안 후보자의 장모가 샀다는 경기 오산시 고시원 빌딩의 실소유주가 후보자의 배우자라는 의혹(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 △공직자 재산등록을 축소한 정황(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사병으로 군 복무 중인 장남이 7개월 동안 45일간 휴가를 가며 사법시험에 응시한 것은 지나친 특혜 △공안검사 시절 지나치게 보수적인 논고문을 썼으면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헌재는 재판관 9명으로 구성되지만 지난해 7월 퇴임한 조대현 재판관의 후임이 선출되지 않아 8명으로 운영돼 왔다. 14일 다시 4명이 퇴임해 이제 4명만 남았다. 재판관이 7명 이상이어야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최소한 3명이 선임되지 않으면 사건 처리에 차질을 빚게 된다. 헌재는 통상 매달 마지막 주 목요일을 선고일로 잡기 때문에 다음 주 중반까지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이달 재판이 모두 미뤄질 수도 있다.
국회는 대법원장이 추천한 김창종 이진성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격 판단’을 내린 바 있으며 여야는 18일 여야 협의 몫인 강일원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강 후보자라도 이달 중 본회의를 통과하면 헌재 운영이 마비되는 최악의 사태는 피할 수 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