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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 워커힐카지노 사장 아들, 比서 살해된뒤 암매장

입력 | 2012-09-13 03:00:00

한국인 용의자 3명 검거… 도박으로 돈 잃자 범행, 집 금고서 2700만원 털어
경찰, 달아난 1명 추적




전 워커힐 카지노 사장 정낙진 씨(76)의 아들이 필리핀에서 살해된 뒤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지난달 13일 필리핀으로 떠난 이후 행방불명된 지 29일 만이다. 경찰은 현지에서 범행을 저지른 일당을 넘겨받아 조사 중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정모 씨(41)를 납치한 뒤 살해하고 암매장한 혐의로 김모 씨(33) 등 한국인 3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제3국으로 달아난 한 명은 추적 중이다.

정 씨의 아버지 정 전 사장은 1993년 노태우 정권의 ‘황태자’ 박철언 전 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이 카지노 업자에게 뇌물을 받아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게 된 ‘슬롯머신 사건’의 주인공인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 씨(71)와 한국 카지노 업계를 주름잡던 고 전낙원 ㈜파라다이스 전 회장과 함께 1990년대 초반까지 국내 카지노 업계를 이끌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일당은 마닐라 정 씨의 집 부근에서 귀가하는 그를 납치한 뒤 2∼3시간 거리인 앙헬레스 시의 김 씨 집으로 데려가 입을 수건으로 막고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당 3명은 정 씨를 살해한 뒤 시 외곽에 있는 고급 전원주택가의 한 임대주택 뒷마당에 시신을 시멘트와 섞어 묻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1명은 살해 전 확보한 정 씨 집 열쇠와 금고 비밀번호를 이용해 정 씨 집에서 27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경찰은 “돈을 뜯어내기 위해 납치했다가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정 씨는 필리핀에서 인터넷 등을 이용한 선물옵션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가 수시로 필리핀을 드나들며 카지노 사업과 관련된 일을 맡았다는 말도 나온다.

김 씨 일당은 경찰에서 “지난달 18일부터 20일 사이에 필리핀 카지노에서 포커 게임을 하다가 1억 원이 넘는 돈을 잃었다”며 “(돈을 마련하기 위해) 재력가로 알려진 정 씨를 납치한 뒤 금고를 털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