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놀자’를 들고 돌아온 가수 렉시. 렉시는 “내 자존심, 본질과의 싸움이었다”고 음악 활동을 멈춘 지난 4년의 시간을 돌이켰다. 사진제공|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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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시, 노는 언니의 귀환…싱글 ‘놀자’로 컴백
4년 공백…찬밥 취급에 자존심 상처
한때 가요계 떠나 시집갈 마음도 먹어
‘애송이’ 모르는 관객들…현주소 실감
과거 내려놓고 친숙함으로 ‘렉시 2.0’
가수 렉시(본명 황효숙·35)가 최근 싱글 ‘놀자’를 발표하고 가요계로 돌아왔다. 2008년 3월 4집을 냈다가 일본 진출을 위해 서둘러 음반 활동을 마친 이후 4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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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공백은 내 자존심, 나의 본질과의 싸움이었다. 난 남한테 ‘미안하다’는 말하기 싫어 약속도 절대 늦지 않는 사람인데, 이 바닥은 그런 예의와 존중이 없더라. 연예계는 나와 맞지 않는 산업이더라. 이 바닥은 정석대로 하다 보면 살아날 수 없는 곳이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내가 살아나려면 이 바닥을 떠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렉시는 가요계를 떠날 생각을 하고 한때 결혼을 준비했다. 남자도 있었고 집안의 결혼 허락도 받았다. 하지만 렉시는 ‘딴따라 본능’을 숨길 수 없었다. 결혼과 가수 복귀,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렉시는 ‘본능’을 따랐다.
“미련 없이 가요계를 떠나려 했지만 나의 ‘딴따라 DNA’를 속일 수 없었다. 무대가 그리웠다.”
곧바로 렉시는 작은 개인 연습실을 만들어 ‘무대’에 대한 욕구를 해소했다. 노래로 목을 혹사시키고, 격렬한 춤을 추며 무릎 연골이 다 닳아 버릴 정도로 몸을 움직였다. 곡절 끝에 2012년 초여름, 배우 천정명이 소속된 레드라인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컴백을 준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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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시의 컴백곡 ‘놀자’는 이효리 ‘텐 미니츠’의 작곡가 김도현의 작품이다. 강렬하고 신나는 멜로디에 렉시의 강렬한 랩이 어우러진 트렌디한 일렉트로닉 댄스곡이다. 애초엔 렉시 특유의 카리스마를 드러낼 수 있는 묵직하고 중후한 느낌의 힙합곡을 준비했다 걸그룹이 지배하는 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 다소 가벼운 댄스곡으로 바꿨다.
“무거운 힙합이면 요즘 트렌드와 너무 격차가 생길 듯했다. 나의 묵직한 목소리는 요즘 걸그룹의 래퍼에 비하면 동떨어져 낯선 느낌을 줄 것이다. 오랜만의 컴백이니 ‘낯섦’보다 ‘친숙함’을 주고 싶었다.”
렉시는 최근 서울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라이브뮤직 페스티벌’에서 자신의 ‘현주소’를 실감했다고 했다. 20대 초반의 관객들이 자신의 데뷔곡이자 최고 히트곡인 ‘애송이’를 모르는 걸 보면서 “놓을 건(과거의 영광) 놓고, 욕심을 낼 건(새로운 팬덤) 내자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첫술에 배부른 법은 없다. 이번 싱글은 ‘내가 다시 돌아왔다’는 걸 알리면 족하다. 이제 전진만 있을 뿐이다. 그동안 내 스스로 대중과 멀어져 있었으니, 이젠 내가 다시 대중에 다가가겠다. ‘놀자’는 그 첫 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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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