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의 비주류 닛산·포드, 공세적 마케팅 나서
인피니티 ‘M30d’(왼쪽), 포드‘올 뉴 이스케이프’
○ 첫 디젤 ‘M30d’로 무장한 닛산 인피니티
“절대 실패해선 안 된다. 내 목(명운)이 걸린 문제다.”
나이토 켄지 한국닛산 사장이 지난달 24일 인천 영종도 하얏트리젠시인천에서 열린 인피니티 ‘M30d’ 시승행사에서 밝힌 각오다. 인피니티 M30d는 유럽시장을 겨냥한 일본의 첫 디젤 세단. 이에 앞서 출시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FX30d’에 이은 두 번째 디젤 모델이다. M30d는 영국에서 출시한 데 이어 국내에 아시아 최초로 출시됐다. 국내 시장서 최근 독일 브랜드를 중심으로 디젤 세단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판매가는 6370만 원. 한국에서 출시한 모델을 그대로 출시 한다면 8000만 원대를 훌쩍 넘어선다. 한국시장을 대하는 닛산의 진심이 느껴진다.
M30d는 디젤 엔진을 탑재했지만 수동 변속을 지원하는 7단 트랜스미션을 조합해 부드럽게 치고 나가는 주행 성능이 매력적이다.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은 6.9초로 인피니티 특유의 퍼포먼스 유전자를 계승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에선 M30d를 내세웠다면 닛산 브랜드에서는 단연 ‘알티마’다. 올 상반기(1∼6월) 도요타 ‘캠리’가 수입 중형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면 하반기는 알티마가 그 바통을 이어받겠다는 것. 이미 7월 미국시장에서 선보인 알티마는 닛산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내·외관 모두 변화를 준 풀체인지 모델로 파워트레인의 경우 V6 엔진을 탑재한 배기량 3.5L 모델과 직렬 4기통 엔진의 2.5L 모델이 있다. 한국에는 엔진 다운사이징 추세에 맞춰 2.5L급을 주력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 신차 6종을 내세운 포드 무장군단
올해는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앨런 멀럴리 포드 회장 등 글로벌 자동차업계 수장들의 한국 방문이 잦았던 해였다. 롤스로이스의 토르스텐 뮐러 외트뵈스 최고경영자도 이달 초 한국을 찾았다.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전략적 입지를 보여주는 예다. 그 가운데 머럴리 회장은 마케팅 전략을 직접 소개하며 한국시장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포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링컨’ 역시 한미 FTA 발효 이후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높아졌다. 링컨은 국내 포드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부분 변경 모델로 선보인 플래그십세단 ‘뉴 MKS’는 기아자동차 ‘K9’을 경쟁모델로 꼽으며 대형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가격도 K9보다 싼 5395만 원으로 정했다. 내년 초에는 완전 변경 모델인 ‘MKZ’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차뿐 아니라 한국 내 브랜드 전략도 대폭 수정했다. 포드코리아는 마케팅 활동에 대한 투자를 3배로 늘리고 포드 딜러사들도 올 한 해 네트워크 확장에 510억 원 이상 투자할 방침이다. 포드코리아 최초의 브랜드 캠페인 ‘서울 투 소울(Seoul to Soul)’이 대표적인 사례. 국내 오피니언리더와 일반 소비자 등 10명의 체험단이 미국 미시간 주 디어본 포드 본사와 영국 런던 근교에 있는 포드 유럽 던톤 성능시험장을 방문해 포드의 DNA를 몸소 체험했다.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는 “모든 신차에는 에코부스트에서 하이브리드, 디젤 기술까지 연료 효율이 뛰어난 엔진이 탑재돼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도 만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