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사진제공 | 한화 골프단
“고난 이겨내는 후배들 보면 든든하다
KLPGA 늘어지는 경기 운영 아쉬워”
“미안하죠. 저 때문에 힘든 길을 선택하게 만들었잖아요. 바른 길로 인도했는지 잘 모르겠네요.”
원조 골프여왕 박세리(35·KDB산은그룹·사진)가 후배들과의 즐거웠던 라운드를 끝내고 뿌듯함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6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 골프앤리조트(파72·6564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한화금융클래식(총상금 12억원)에 출전한 박세리는 1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공동36위)로 부진했지만 표정은 밝았다.
박세리는 한국여자골프의 개척자다. 1998년 미 LPGA 투어에 진출하면서 길을 텄다. 박세리 뒤를 이어 미 LPGA 투어에 진출한 후배들은 어림잡아 100명 정도. 그중 대부분이 박세리를 보고 골프를 시작한 ‘세리키즈’다.
원조 골프여왕답게 인기도 남달랐다. 경기가 끝나자 팬들이 몰려와 사인공세가 이어졌다. 모처럼 팬들의 성원을 받은 박세리는 “열성적인 팬들을 보니 기분이 좋다. 우리나라 골프를 발전시키는 힘인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1년 여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 박세리는 아쉬움도 내비쳤다. 6시간씩 이어진 긴 경기 시간에 힘들어했다. 그는 “경기 진행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6시간 이상 걸린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아마추어랑 같이 라운드 해도 이 정도는 아닌데, 선수 보호 차원에서라도 어떤 조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전 9시15분 출발 예정이던 박세리는 9분 늦은 9시24분에 경기를 시작했고, 오후 3시 30분 경 1라운드를 끝냈다. 6시간이 넘게 걸렸다.
태안|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