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일각의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 영입설에 같은 당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불편한 기색이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장 교수가 뭐 대단하다고 그러느냐”며 “홍사덕이 (장 교수를) 데려다 어디에다 쓸지는 모르겠지만…”이라며 못마땅해했다. 홍 전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이 4월에 이어 최근에도 장 교수를 만난 데 대해 박근혜 후보는 “나도 모르는 일이고 (홍사덕이) 개인적으로 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우리 정치현실에서 ‘측근’이란 어떤 공직보다 영향력이 큰 권력이다. 김 위원장은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에 이어 대선공약을 총괄하는 핵심조직을 맡을 만큼 박 후보의 신뢰를 받는 측근이다. 그런 김 위원장이 세계적 명문대 경제학자의 영입설에 까칠한 반응을 보이는 건 자신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진입장벽을 치는 것이라는 뒷공론이 나온다.
박 후보 캠프에 새로 영입되는 외부 인사와 기존의 친박 인사들 사이에 밥그릇 신경전이 치열하다는 소문도 들린다. “선거대책위에서 역할을 하려면 대기 번호표를 받고 한참 기다려야 할 판”이라는 소리까지 나돈다. 박 후보가 광폭정치와 ‘바꾸네, 바뀌네’의 구호에 걸맞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신진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하려 해도 ‘먼저 박힌 돌’ 친박 인사들이 선취(先取) 기득권을 놓지 않으면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과거 이회창 캠프에서도 일부 측근이 ‘인(人)의 장막’을 치고 호가호위(狐假虎威)한 것이 대선 패배의 한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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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포퓰리즘도 경계해야 한다. 장 교수는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등의 베스트셀러를 펴냈지만 경제학계에서는 소수이론에 속하고 비논리성과 현실 부적합성도 여러 군데서 발견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장 교수가 새누리당의 정체성에 합당한지도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