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라는 천송이 - 김한솔‘엘리트 코스’ 15세 천송이, 170cm 키에 가능성도 커‘강원도의 힘’ 14세 김한솔, 실력 쑥쑥 늘어 첫 태극마크
리듬체조에서 ‘포스트 손연재’로 평가받는 김한솔(오른쪽)과 천송이가 지난달 27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리본 연기를 함께하며 활짝 웃고 있다. 김한솔은 2년 뒤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천송이는 4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손연재를 뛰어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엘리트 코스 밟은 천송이
천송이는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밟아 온 ‘포스트 손연재’의 선두 주자다. 세종초등학교 6학년 때 당시 초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손연재의 세종초등학교 3년 후배인 천송이는 “초등학생 시절 연재 언니와 주말에 한강을 함께 뛰며 체중 조절에 신경 쓰던 기억이 새롭다”며 “언니가 올림픽에서 아시아 최고 성적을 내면서 한국 선수도 ‘하면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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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역전 일군 김한솔
김한솔은 리듬체조 불모지인 강원도가 배출한 진주다. 그는 대한체조협회의 무료 교육 사업을 통해 선수로 발돋움한 강원도 유일의 리듬체조 현역 선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3년 동안 주 3회씩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집이 있는 철원에서 서울 광진구 세종초등학교를 오가며 리듬체조를 배웠다. 초등학생 시절 전국대회 꼴찌는 항상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김주영 코치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김 코치는 김한솔의 개인코치다. 김한솔은 김 코치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2년 동안 전지훈련을 하며 실력이 급성장했다. 그는 “처음엔 키르기스스탄 현지 코치들이 나를 가르치기를 거부할 정도로 실력이 모자랐다. 하지만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님과 김 코치님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훈련했다”고 회상했다. 김한솔은 21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감격적인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 “연재 언니를 뛰어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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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월 1000만 원이 넘는 해외 전지훈련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손연재는 중학교 때부터 휠라 등의 지원 속에 꾸준히 러시아 전지훈련을 해왔다. 대표팀 김지희 코치는 “천송이와 김한솔의 성장은 한국 리듬체조의 질적 발전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