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충북 경선도 1등 결선 없이 후보 확정 가능성… 당내선 “흥행 안된다” 우려 非文 “文 대세론 점차 약화”… 내일 전북서 반전 기대
문 후보는 이날 1만7638표 가운데 8132표(46.1%)를 얻어 7108표(40.3%)의 손학규 후보를 제쳤다. 김두관 후보가 1932표(11.0%)로 3위를 차지했고, 정세균 후보는 466표(2.6%)로 4위에 그쳤다. 손 후보는 내심 1위를 기대했던 목표치에는 못 미쳤지만 문 후보에 버금가는 득표력을 보여 추격의 끈을 이어갔다.
이날 승리한 문 후보는 제주, 울산, 강원, 충북 누적 득표율에서 52.3%로 과반을 지켰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결선 투표 없이 다음 달 16일 문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날도 경선의 공정성에 대한 비문 후보들의 불신이 여실히 드러났다. 경선이 열린 충북 청주체육관 곳곳에선 이해찬 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도중 “똑바로 해” “너나 잘해”라는 고함이 그치지 않았다. 임채정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의 인사말 때도 비문 후보들 지지자 사이에선 “물러가라”는 고함이 터졌다.
손 후보는 연설 도중 “참 웃기죠? 이미 충북 선거인단 3만여 명이 다 투표했다. 대의원 450명 놓고 호소하고 열변 토하고, 이거 웃기는 경선 아니에요?”라고 되물었다. 김 후보도 “이미 선거인단의 95%가 투표를 끝났는데, 유세를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니 국민이 민주당을 떠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인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바일 선거인단의 투표를 합동연설회 하루 전에 완료하는 경선 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정 후보는 “네 편은 절대 안 되고 내 편만 된다는 패거리 정치, 당이 어떻게 되든 나만 이기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판치는 경선에 옐로카드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문 후보의 독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선이 문 후보 대세론으로 밋밋하게 진행되면서 국민의 관심을 끌어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영환 의원은 “대세론이 꺾이고 예측불허의 혼전이 벌어지는 게 경선의 묘미인데 국민의 자발적 참여가 없는 모바일 투표로 특정 후보만 유리해졌다”며 “이대로라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꺾을 민주당 후보가 만들어질 수 없고, 결국 민주당은 안철수 원장에게 기대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청주=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