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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뮤지엄]소녀는 무슨 책을 읽을까?

입력 | 2012-08-21 03:00:00


한 소녀가 속옷 차림으로 1인용 소파에 편안히 앉아 책을 읽고 있습니다. 소녀의 표정에는 불안과 호기심이 뒤섞여 있습니다. 야한 소설을 읽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소녀가 들고 있는 책이 요즘 유행한다는 ‘그레이’ 소설은 아닐까요(^^). 이 그림은 화가 이흥덕 씨가 2001년에 그린 ‘소녀’라는 작품입니다. 성적 호기심과 두려움이 혼재하는 시기인 사춘기 소녀의 독서 장면을 포착해 묘한 상상을 불러일으킵니다. 무릇 독서라는 것은 지성, 영혼의 상식, 배움 등의 고상한 단어와 어울리는데 여기에 에로틱한 분위기를 섞으니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당혹스러움에 빠지게 합니다. 하긴 남자들은 야한 이미지에, 여자들은 야한 이야기에 빠진다는 속설이 있긴 합니다. 현대인은 어쩌면 현실에 없는 것을 책이나 이미지에서 찾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자하미술관 강종권 관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