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非朴-중도-진보까지 포용 추진
축하행렬 20일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의원(오른쪽)이 후보 수락연설을 마친 뒤 대의원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일부 대의원이 박 후보의 손을 잡고 한참을 얘기하는 통에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고양=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첫째 그룹은 두꺼운 정치인 인맥이다.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달리 박 후보는 정치인생 전부를 국회에서 보내 주변에 전현직 의원이 많다. 또 다른 그룹은 정책 및 외부영입 인사 그룹이다.
○ 전현직 의원 그룹
경선 캠프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최경환 의원은 경선 기간 캠프 사무실에 상주하며 전략 일정 메시지 공보 등을 사실상 도맡았다. 최 의원은 ‘실세’라는 캠프 안팎의 눈총을 피하기 위해 의사결정 이전에 캠프 전체 의견을 조율하는 데 힘썼다는 후문이다.
홍사덕 전 의원은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당 전반의 화합 분위기 조성에 힘을 썼다. 캠프 공보단장으로 활동한 윤상현 의원은 박 후보에게 스스럼없이 건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이다.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이학재 의원은 ‘박근혜의 그림자’로 자리매김했고 유정복 의원과 홍문종 의원도 캠프에서 각각 직능본부장 조직본부장을 맡아 경선에 기여했다.
박 후보의 최측근 주요 당직 멤버로는 이한구 원내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이 손에 꼽힌다. 이 원내대표는 대선공약단을 출범시켜 공약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서 총장은 당 실무 총괄 역할을 하고 있다. 유기준 이혜훈 이정현 최고위원도 본선 때 박 후보와 더 가까운 위치에서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일 조윤선 경선 캠프 대변인, 김태환 김재원 조원진 서용교 박대출 의원, 권영세 이성헌 김호연 전 의원도 박 후보의 지근거리에 있다.
정책 그룹은 싱크탱크 역할을 해온 국가미래연구원과 박 후보 공부모임 멤버가 주축이다.
안종범 강석훈 의원은 명실상부한 최측근 정책통이다. 국가미래연구원 소속인 안 의원은 이번 캠프에서 정책메시지본부장을 맡았다. 안 의원과 강 의원은 전공과 무관하게 경제 복지 교육 행정 등 모든 정책에 대한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박 후보 공부모임 원년 멤버인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은 이번 경선 때 정책위원으로 참여했고 박 후보에게 연구원에서 생산한 각종 정책 연구물을 전달하고 있다. 윤병세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최외출 영남대 교수 등도 박 후보가 정책을 상의하는 멤버다.
김종인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각각 경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과 정치발전위원으로 다시 합류했다. 김 비대위원은 정책뿐 아니라 정치 전반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왔다.
1998년 박 후보가 의원생활을 시작한 이래 14년 동안 같이하고 있는 이재만 이춘상 정호성 안봉근 보좌관은 사실상 ‘가족’과 다름없다. 메시지는 조인근 전 비대위원장 비서실 부실장과 최진웅 전 보좌관, 전략은 신동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과 장경상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보좌관, 공보는 백기승 김병호 캠프 공보위원이 주축이다. 이들은 모두 2007년 경선 때도 핵심으로 참여했던 인물이다.
○ 화합과 외연 확대 두 마리 토끼
9월 말 추석을 전후로 꾸려질 선거대책위원회는 매머드급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경선캠프 멤버뿐 아니라 비박 진영, 외부영입 인사까지 다양하게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후보 측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1순위로 꼽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의 중립 의무에 따른 법적 논란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게 문제다. 선관위 관계자는 “총선 때 유사한 질의에 대해 불가 해석을 내린 적이 있긴 하다”면서 “면밀히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친이 진영 리더격인 이재오 의원도 거론된다.
부산·경남지역의 야풍을 막기 위해 김태호 의원과 더불어 총선 때 백의종군을 선언한 김무성 전 의원도 선대위에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세력 화합을 위해 자유선진당(현 선진통일당)을 탈당한 이회창 전 대표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도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캠프 측은 외연 확대를 위해 중도·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를 물색하고 있으며 김대중 노무현 정권 인사 중 합리적인 성향의 인사 영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갈등이 벌어질 소지도 있다. 김종인 이상돈 전 비대위원은 홍사덕 전 의원과 최경환 의원이 추진하는 보수인사, 비박주자들과의 화합에 부정적이며 중도·진보 인사 영입을 주장하고 있다.
김무성 전 의원이 선대위에 중용될 경우 박 후보의 최측근 의원으로 자리매김한 최경환 서병수 의원과 미묘한 역학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지금은 박 후보와 약간 소원해졌지만 원년 멤버인 유승민 의원의 선대위 합류 여부도 관심사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