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이기헌 교수팀, 골다공증 영향 첫 확인
경기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이기헌 교수팀은 2008년과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담배를 피운 경험이 없고 골다공증(뼈엉성증) 약을 먹지 않는 55세 이상 여성 925명의 골밀도를 검사했다.
이 교수팀은 이들을 남편이 흡연하는 그룹(143명)과 그렇지 않은 그룹(782명)으로 나눴다. 흡연자 남편이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고관절(엉덩관절)에서 골다공증이 나타날 확률이 3.68배 더 높았다. 특히 하루 1갑 이상 담배를 피우는 남편을 둔 경우 이 확률은 4.35배까지 높아졌다. 척추에서의 골다공증 위험도 5.4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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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에서는 이번 연구결과가 간접흡연과 뼈 건강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데 의의가 있다고 본다. 이 교수는 “간접흡연이 질병의 위험을 높이는 게 증명됐다. 애꿎은 피해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부 흡연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성인남성의 흡연율은 1990년대에 약 80%였지만 2011년에는 39%로 절반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간접흡연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비율을 보면 남성은 2005년 38.7%에서 2009년 44.9%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성은 35.4%에서 34.2%로 약간 줄었다.
간접흡연은 보통 2단계로 발생한다. 흡연자의 손에 있는 담배가 탈 때 나오는 연기를 흡입하는 게 1단계다. 이어 흡연자가 다시 내뿜는 연기를 마시는 게 2단계다. 이 가운데 1단계가 몸에 더 안 좋다.
전문가들은 “흡연자 몸 안에서 걸러진 연기는 독성물질이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1단계의 연기에는 담배 속의 독성물질, 발암물질, 니코틴이 모두 들어있다”고 말한다. 공기 중에 섞여 있는 담배연기의 75∼85%는 1단계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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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