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등 빼고 매년 열어온 포항 신광면민 축구대회 “그날의 감격 잊지말자”올해는 ‘광복축구인像’ 제막
박승호 포항시장과 신광면 체육회 관계자들이 경북 포항시 북구 신광면 토성2리 앞 삼거리에서 ‘8·15광복축구인상’ 제막식을 열고 있다. 포항시 제공
광복절을 앞두고 13일 경북 포항시 북구 신광면 토성2리 앞 삼거리에 신광면민의 광복기념 축구를 기리는 동상이 세워졌다. 포항시와 신광면민이 4000여만 원을 모아 만든 것으로 높이는 280cm, 무게는 8t이다. 130cm 크기의 동상은 당시 주민이 짚신을 신고 짚공을 힘차게 차는 모습이다. 받침대에는 포항 출신의 정민호 시인(73·한국문인협회 고문)이 지은 이 같은 내용의 글을 새겼다. 정 시인은 ‘8·15 감격이 함성으로 터지던 날에/동해에 해가 솟아 산과 들이 밝아왔다/저 하늘 높이 뜬 깃발 온 하늘에 펄럭이고…’라는 시도 곁들였다.
신광면민들은 1947년 광복절에 짚으로 축구공을 만들어 신광초교 운동장에 모여 축구대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시작한 지 3년 만에 6·25전쟁이 터졌을 때와 가뭄이 심했을 때 등 5차례 열리지 못한 해를 빼고는 지금까지 이어 온다. 61회째인 올해도 15일까지 3일 동안 22개 마을 34개 팀이 광복축구를 연다. 출향 인사들도 참가해 모두 2000여 명이 축구와 응원으로 광복의 뜻을 되새긴다. 폐막 때는 61년 전 주민들을 떠올리며 만세삼창을 한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