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동-홍명보 감독(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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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는 2002한일월드컵에서 빛나는 4강 신화를 썼다. 그 감동이 꼭 10년 만에 영국 땅에서 재현됐다. 2002년 당시 대표팀 주장이었던 홍명보 감독이 이번에는 사령탑으로 기적을 만들어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똑 같이 4강 신화를 쓴 히딩크호와 홍명보호에는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 두 대표팀을 비교해 봤다.
●강한 체력과 압박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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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도 마찬가지다. 객관적인 실력에서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한 조였던 멕시코, 스위스보다 낫다고 볼 수는 없다. 8강 상대였던 영국과는 선수 이름값으로 보면 하늘과 땅 차이다. 홍 감독은 이런 차이를 조직력과 체력을 통한 압박으로 극복했다. 수비, 미드필더, 공격진이 일정한 밸런스를 유지하며 상대를 끊임없이 압박해 경기를 주도해 왔다.
10년 전 베르하이옌이 있었다면 홍명보호에는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가 있다. 홍 감독이 삼고초려를 해서 영입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이케다 코치에게 일임할 정도로 신뢰가 크다. 이케다 코치는 그라운드 뿐 아니라 숙소에서도 선수들이 온도 조절은 잘 하는지, 뭘 먹는지 등을 하나하나 체크하며 세심하게 몸 상태에 신경을 쓴다.
● 분위기 메이커는?
어느 팀이나 분위기메이커가 1~2명씩은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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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명보호 분위기메이커는?
정답은 모든 선수다. 올림픽팀은 10년 전 A대표팀과는 다르다. A대표팀은 다양한 연령의 선수들이 모여 있었고 자연스레 위계와 서열이 존재했다. 그러나 올림픽팀은 다 또래들이다. 특히 2009년 U-20 월드컵부터 한솥밥을 먹은 친한 사이도 많다. 누가 먼저 분위기를 띄우고 말고 할 게 없다.
코치진 중에서도 분위기메이커가 있다. 히딩크 사단에서는 박항서 코치가 훈련 끝나고 선수들과 레슬링을 하고 장난치며 피로를 풀어주곤 했다. 홍명보호에는 김태영 수석코치가 있다. 김 수석코치는 별명 제조기다. 선수들 특성에 맞는 별명을 지어준 뒤 이름 대신 별명을 부른다. 분위기를 띄우는 데 그만한 게 없다.
● 정신적 지주
히딩크호에서는 홍명보가 팀의 주장이면서 정신적 지주였다. 홍명보호에서는 구자철이 그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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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타일은 약간 다르다. 2002년 홍명보는 최고참이었다. 팀 내 중고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어린 선수들은 감히 말도 못 거는 카리스마가 있었다. 구자철은 카리스마와는 거리가 멀다. 늘 긍정적으로 웃고 독려하는 타입이다.
이 역시 올림픽 팀에는 비슷한 연령대가 모인 것과 관련이 있다. 다양한 연령대에서는 홍 명보처럼 카리스마로 중심을 잡아줄 필요가 있다. 그러나 동갑내기 사이에서 카리스마를 부리다가는 오히려 왕따 당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구)자철이는 늘 밝은 표정으로 동료들을 이끈다. 올림픽 팀의 주장으로는 아주 적격이다”고 평했다.
카디프(영국)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