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주는 북한이 ‘조선의 어머니’라고 상징 조작하던 김정숙의 이미지와는 딴판이다. 통통 튀는 스타일의 이설주는 한복보다는 이탈리아제 드레스를 선호한다. 유원지에서 김정은의 팔짱을 끼고 걷는가 하면 곱등어(돌고래)쇼를 보면서 파안대소(破顔大笑)를 할 정도로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하는 고모부 장성택과 고모 김경희 부부나 70대 혁명원로들이 즐비한데도 위축된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김정은과 같이 김정일-고영희 사이에서 태어난 김여정은 자유분방하다 못해 ‘과연 누가 저 젊은 여인을 통제할 수 있을까’ 하는 느낌을 줄 정도다. 지난달 말 평양 능라인민유원지 개관행사를 찍은 조성중앙TV의 동영상을 보면 당·정·군의 실세들이 일사불란한 모습으로 도열한 가운데 김여정은 화단을 폴짝폴짝 뛰어넘어 다녔다. 오빠 김정은이 엄숙한 모습으로 거수경례하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보면서는 못 참겠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터뜨린다. 자본주의의 총아 디즈니 캐릭터와 북한식 ‘걸그룹’이 등장한 모란봉 악단의 공연은 김여정이 총연출한 작품이란 소문도 나돈다.
광고 로드중
하태원 논설위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