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대표팀 조성동 총감독이 말하는 사자성어 금메달 비결 多言多失… “말많으면 복나가” 절제훈련 居安思危… 양1로도 충분했지만 양2 준비 外柔內剛… 온화한 미소 속에 치밀한 분석
《 평소의 점잖은 노신사는 온데간데없었다. 아이처럼 방방 뛰며 환호하는 모습은 약관의 제자보다 격렬했다. 6일(현지 시간)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 나오던 순간 양학선(20)을 부둥켜안고 굵은 눈물을 쏟았던 조성동 체조 대표팀 총감독(65). 한국 체조의 산증인 조 감독에게 ‘뜀틀의 신’ 양학선을 지도한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
○ 다언다실(多言多失)
“말을 많이 하면 복이 나갈 것 같아서 인터뷰는 안 할게요. 이해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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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감독은 올림픽을 앞두고는 양학선에게도 말을 줄이는 훈련을 시켰다. 양학선은 지난해 연말 한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뒤 춤을 추는 등 튀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뜀틀은 3∼4초의 공중 연기에서 승부가 갈린다. 선수는 자신을 통제하고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 조 감독의 묵언 훈련에 힘입어 연예인 기질이 충만했던 양학선은 돌부처로 단련됐다.
○ 거안사위(居安思危)
조 감독은 편안할 때 위기에 대비하는 지도자다.
지난해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양학선은 난도 7.4의 신기술 양1(공중에서 세 바퀴를 비틀어 돌며 착지하는 기술)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하지만 조 감독은 반 바퀴를 더 돌아 총 세 바퀴 반을 도는 ‘양2’를 준비시켰다. 신기술을 만드는 건 어렵지만 따라하기는 쉽기 때문이다. 양학선은 올 초 ‘양2’의 성공률이 50%를 넘었다. 양1로도 모자라 양2까지 완성 단계라는 소식은 경쟁자들의 전의를 상실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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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유내강(外柔內剛)
조 감독은 훈련 때 말을 거의 걸지 않는다. 그저 교장선생님처럼 멀리서 지켜볼 뿐이다. 심리적 요인이 강한 뜀틀에서 질책 한마디가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인자한 미소를 보내고 있지만 조 감독의 머리는 항상 꽉 차 있다. 점프 횟수, 각도, 속도, 착지까지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수년간의 방대한 자료는 양학선의 컨디션 그래프로 만들어져 활용되고 있다.
그는 런던 도착 후 착지 난조를 보인 제자에게 “지금 착지가 잘되면 시합 때 오히려 안 된다. 안 되는 게 오히려 좋은 거다”라며 부드럽게 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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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