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록’ 공연 보러 홍대앞에 나온 스콧 와이트먼 英 대사
스콧 와이트먼 주한 영국대사(앞쪽 가운데)는 “한국음악에서 영국의 비틀스와 아델처럼 세계인을 감동시킬 깊은 감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뒷줄 왼쪽부터 타틀스의 임주연 조태준 전상규 정중엽 김영수. 현대카드 제공
115m²의 좁은 공간에 들어찬 90여 명의 한국 관객들 틈에 50대 외국인이 보였다. 푸른 셔츠와 밝은색 면바지 차림의 스콧 와이트먼 씨(51). 지난해 부임한 주한 영국대사다. 슈트 차림이 아닌 편안한 복장으로 이날만큼은 ‘홍대 남자’가 됐다. ‘쉬 러브스 유, 예, 예, 예!’ 후렴구를 따라 부르던 그에게 인디밴드 콘서트를 보러온 사연을 물었다. “영국 음악을 주제로 한 행사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놀랍고 기쁜 마음에 구경 왔어요.”
비틀스를 따라 검은색 양복을 빼입은 타틀스 멤버들은 곡 사이사이 잔뜩 혀가 꼬인 발음으로 “생큐, 코리아!” “한국 여자 예풔요”를 연발했다. 와이트먼 대사는 관객들과 함께 연방 웃음보를 터뜨렸다. 타틀스는 와이낫, 장기하와얼굴들, 우쿨렐레피크닉 등 국내 인디밴드 멤버들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 그룹. ‘올 마이 러빙’ ‘아이 원트 투 홀드 유어 핸드’ ‘오블라디 오블라다’ 등 비틀스의 명곡이 터져 나올 때마다 관객들의 환호와 합창이 이어졌다. 와이트먼 대사 옆에는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캐피탈 사장이 서 있었다. 정 사장은 “깊은 전통과 트렌디한 요소를 동시에 지닌 브리티시 록을 현대카드의 ‘사운드 아이덴티티’로 삼았는데 오늘 공연 분위기를 보니 정말 잘한 것 같다”며 웃었다.
와이트먼 대사는 객석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리듬을 탔다. “한국 음악에는 서구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많습니다. 젊은이들의 창의성을 독려하는 환경이 중요해요. 오늘, 분위기 좋은데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