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서 알짜 탈바꿈 LS엠트론 심재설 사장
적자 사업들을 모아 출범한 LS엠트론을 취임 4년 만에 알짜배기 회사로 만든 심재설 사장. LS엠트론 제공
심 사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4년. 결과는 역시 성공이었다. 2008년 출범 당시 6501억 원 매출에 300억 원 적자를 냈던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이 1조7272억 원으로 껑충 뛰었고 54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매출은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 사장은 ‘사업 특성에 맞춘 의사결정’을 성공비결로 꼽았다. “전선산업의 주기는 수십 년인데 전자부품은 월 단위로 바뀔 정도로 발전 속도가 빠릅니다. 그래서 기계와 부품사업을 따로 뗀 것인데 이 안에서도 사업별로 특성이 다릅니다. 특성에 맞춰 사업부별로 최고의 사업부장을 앉힌 것이 저와 회사의 복이었습니다.”
심 사장은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전지박’(電池箔·Copper Foil) 사업에 5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회로소재사업을 집중 육성했다. 때마침 지난 3. 4년 동안 모바일 혁명이 일어나면서 회로소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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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사장은 ‘현장주의자’다. 일정의 절반 이상을 국내외 사업장과 연구소를 방문하는 데 쓴다. “보고를 위한 보고서를 쓰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합니다. 제가 현장에 가면 보고서에서 못 보는 것을 보고, 바로 개선할 수도 있으니까요.”
임직원들에게는 “단기 실적에 연연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이 회사에서 월별 실적은 의미가 없다. 단기 실적에 매달리면 길게 봐서는 회사에 마이너스가 되는 일이 많다는 믿음으로 항상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사업인지를 본다는 설명이다.
전문경영인이 단기 실적에 눈 감는다는 게 가능한 일인지 물었더니 심 사장은 “오너 일가도 같은 의견이다. 지속가능 경영을 하다 보면 단기 실적도 잘 나오게 마련”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안양=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