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젤' 내한 공연을 위해 2000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에 온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간판스타 줄리 켄트 씨(43·사진)를 21일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만났다.
그는 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 열린 공연에서 주인공 지젤로 무대에 올라 연륜 만큼이나 더 깊어진 내면 연기로 찬사를 받았다. 1986년 ABT 입단 이후 26년 째 무대를 지키고 있는 그는 후배 무용수들에겐 존경과 경탄의 대상이다.
그는 "ABT의 많은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훌륭한 아티스트로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하다"며 후배 무용수들에게 내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레의 기술, 공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론은 가르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용수들의 내면을 어떻게 할 수는 없어요. 관객들이 감동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무용수들의 아름다운 내면이 진솔하게 밖으로 드러났을 때입니다. 그건 자기 스스로 해야지 누가 해줄 수 없는 것입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에게 발레를 그만두고 싶은 적은 없었는지 물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제게 걱정의 눈길을 보냅니다. 하지만 춤은 어릴 때부터 간절하게 원했던 것이라 ABT에 있는 동안 단 한번도 그만두고 싶다거나 다른 걸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은 한 적이 없어요. 춤은 내 '고향'입니다. 26년이나 무대에 섰지만 춤을 추는 것은 여전히 즐겁습니다."